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비보존 제약은 지난 12일 4개월 만에 관리종목에서 탈피했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개정에 따라 관리종목에서 벗어나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국정과제인 ‘기업 부담 완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퇴출제도 합리화 추진방안’으로 상장유지와 관련된 요건과 절차를 재정비해 12일부터 시행했다.
비보존 제약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상반기 연결재무제표에 대해 △신뢰성 있는 반기재무제표 미수령 △계속기업가정의 불확실성을 지적받아 ‘의견거절’을 통보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관리종목으로 편입됐다. 비보존 제약 관계자는 “비보존 제약과의 합병 등을 통해 감사인이 우려하는 계속기업가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며 “기말 감사보고서는 적정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전사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대응하고 있으며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보존 제약은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를 약속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특별한 방법을 추진한다기보다는 제약·바이오 전문기업으로서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을 마무리하고 상업화에 성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국내 및 글로벌 임상과 상업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진통제 시장은 타이레놀 등의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 및 소염 진통제, 만성 통증과 수술 후 통증 등 극심한 통증에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로 나뉜다. 오피오이드 계열은 호흡 등 여러 부작용 외에도 마약 중독과 과투여시 사망할 수 있다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처방률이 오히려 계속 증가 추세다.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비보존 제약은 오피란제린 국내 임상 3상을 완료한 상태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기업 중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인다. 실제로 아이엔테라퓨틱스는 호주 임상 1상, 올리패스는 호주 임상 2a상, 메디포럼은 국내 임상 2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피란제린은 개발 중인 수술 후 통증 진통제 중 효과, 부작용, 개발 단계 측면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며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와 유사하게 말초 및 중추 모두에서 통증 전달을 차단하고,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다. 오피오이드 내성 환자들에게도 진통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차별화된 장점이다. 이러한 특성을 갖는 진통제는 현재로서는 오피란제린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1000억원 매출 목표, 해외선 게임체인저 노려
비보존 제약 관계자는 “국내 수술 건수는 2020년 기준 약 195만건이다. 이 중 최소 70%는 수술 후 진통제 처치가 필요하다”며 “이들 환자에게 비급여로 10만원씩에 치료제를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1000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이를 1차 매출 목표로 잡고 있다. 향후 건강보험 급여 품목이 되면 더 많은 환자에게 공급할 수 있어 더 높은 매출을 목표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보존 제약은 오피란제린 상업화에 대비해 이미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을 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수술용 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특화된 외국계 제약사들과 공동 영업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며 “먼저 수술용 의약품 영업에 특화된 회사들을 통해 상업화에 나서고 이후 독자적인 영업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종합병원 영업팀 담당자 등을 영입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피란제린 주사제 미국 임상 3상은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은 수술 부위에 직접 투여하는 국소마취제 뷰피바케인과 아세트아미노펜 주사제, 키토롤락 등 다수의 진통소염 주사제가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진통 억제 정도가 제한적인 데 반해 오피란제린은 진통강도 5 이상의 심한 통증에도 효과가 있어 상용화 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보존 제약 관계자는 “미국 상업화는 현재 대형제약사에 기술이전 하는 방안과 그들과 공동영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