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은 혈관을 밀어내는 압력이다. 지속적으로 높은 혈압이 유지되어 혈관 벽에 계속 자극이 가해지면 혈관 벽에 동맥경화가 생기고, 거기에 혈전이나 죽은 세포들이 모여 플라크(죽상경화반, Plaque)가 생긴다. 이것이 스트레스나 심한 운동, 갑작스러운 혈압 변동 등에 의해 파열(Rupture) 되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서혜선 교수는 “고혈압은 진단받은 환자에 비해 치료하는 사람이 적다. 매우 흔한 질환이기도 하고, 당장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혈압은 진단 당시 증상이 없더라도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혈압은 대부분 무증상이다. 증상이 있다면 안구의 불편감,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 등 가벼운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외 코피, 혈뇨, 시력 저하, 협심증, 뇌혈관 장애 등 고혈압성 혈관 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장이 수축하며 혈압이 가장 높아지는 때를 수축기 혈압, 심장이 이완되어 혈압이 가장 낮아지는 때를 이완기 혈압이라고 한다.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차이가 크면 혈관 손상이 더 커질 수 있다.
고혈압을 진단할 때는 혈압이 높게 측정된 날로부터 1~2일 간격을 두고 2~3번 더 측정한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 둘 중의 하나라도 만족하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최근 미국의 고혈압 진단 기준은 수축기 혈압 130mmHg, 이완기 혈압 80mmHg이며, 세계적으로 고혈압 진단 기준이 낮아지는 추세이므로 고혈압으로 인한 심·뇌혈관질환 예방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진단 기준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24시간 동안 혈압을 측정하여 고혈압을 진단하는 방법도 있다. ‘24시간 혈압 검사’를 시행하면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긴장하면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지는 하얀 가운 고혈압(White coat HTN)이나,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만 정상으로 측정되는 가면 고혈압(Masked HTN) 등을 발견해 정확한 혈압 분포를 알 수 있다. 이차성 고혈압 환자로 의심되면 만성 콩팥병, 쿠싱증후군 등 원인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를 시행하고, 고지혈증, 당뇨 등 합병증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치료는 최근 비약물 치료와 약물치료를 함께 실시한다. 고혈압 전 단계에서는 체중 조절, 식사 요법, 행동 수정, 규칙적인 운동 등을 먼저 실시한다. 그러나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약물을 이용해 혈압을 정상 범위로 관리해야 한다.
서혜선 교수는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먼저 저염식, 운동 등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인 흡연과 음주를 삼가야 한다. 칼슘, 섬유소 섭취를 늘리고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생활 습관을 실천했는데도 혈압이 높다면, 빨리 병원에 내원하여 24시간 검사, 심초음파, 경동맥 초음파 등을 통해 혈압관리, 혈압에 의한 부작용들을 발견해 적절한 약을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