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할로자임 테라퓨틱스(할로자임)와 국내 알테오젠(196170)은 인간히알루로니다제를 이용한 제형 변경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으로 꼽힌다. 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이 두 회사뿐이다. 정맥주사형(IV)으로 개발된 항체치료제 등을 피하주사형(SC)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할로자임이 자사 인간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한 제형 변경 성공사례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추가 기술 제휴를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알테오젠 제형 변경 기술을 적용한 성공사례는 이르면 2025년에 등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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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자임 ‘인핸즈’, 로슈·BMS·얀센 등 12개 파트너십 체결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들이 자사 바이오의약품의 제형을 피하주사형으로 바꾸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항체치료제와 같은 바이오의약품은 대부분 정맥주사로 개발되며, 투여하는 데 최소 1시간가량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반면 5분 내외로 투여 가능한 피하주사형 약물에 대한 환자 선호도는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스위스 로슈와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얀센, 화이자, 애브비 등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당시로선 유일무이했던 할로자임 인간히알루로니다제 기반 제형 변경 플랫폼 ‘인핸즈’를 기술이전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틀어 지난 15년간 할로자임은 7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일(현지시간) 로슈는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을 피하주사형으로 바꾼 후보물질을 비소세소폐암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 3상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2017년부터 BMS 옵디보도 피하주사형으로 바꾸기 위한 임상을 진행중이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할로자임은 지난 3월 로슈 자회사인 주가이 파마슈티컬즈와 계약금과 마일스톤(로열티) 등 총 1억6000만 달러에 인핸즈를 기술 이전하는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
당시 헬렌 톨리 할로자임 대표는 “12번째로 맺은 파트너십이다. 앞으로도 우리 기술로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하는데 기여 하겠다”고 말했다.
알테오젠 “이르면 2025년경 첫 성공사례 나올 것”
알테오젠은 2019년(1조6000억원), 2020년(4조7000억원) 등 2년간 총 6조3000억원 규모로 빅파마 3곳과 ALT-B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월에도 회사는 해당 기술에 대해 인도 인타스와 최대 1200억원의 계약금과 추가 로열티를 지급받는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2020년에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기술수출했던 곳 중 1곳에서 실제로 제형을 변경해 실시한 임상 1상이 올여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내년 초 곧바로 글로벌 임상 3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르면 2025년이면 우리 기술을 적용해 제형을 변경한 최초의 약물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알테오젠 ALT-B4를 계약한 당사자가 미국 머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머크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피하주사제형에 대한 임상 1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4일 알테오젠 관련 ‘피하주사 미래: 원격진료, 자가 투여 항암시대 개막’이란 리포트를 통해 “알테오젠 기술로 피하주사형 키트루다 개발이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키트루다는 2025년에 티쎈트릭의 매출액인 64억 달러보다 4배 많은 2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질이전 계약시기상 1년이 되는 올해 3분기 중 글로벌 빅파마와 ALT-B4 관련 추가 기술이전 계약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