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바이오상장사가 발행한 올해 2분기 CB 중에서 단 한 곳(엘앤씨바이오)을 제외하고 모두 이자율이 있다. 메디콕스(054180)는 표면이자율 3%, 만기이자율 5%를 채권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HLB(표면이자율 1%, 만기이자율 3%), 네이처셀(1%, 2%), 엔케이맥스(182400)(0%, 7%), 진원생명과학(011000)(1%, 3%), 제노포커스(0%, 2%) 등이 제로금리가 아닌 이자율로 CB를 발행했다.
CB에서 표면이자율은 매년 채권자가 받는 이자, 만기이자율은 만기까지 주식 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 보장받을 수 있는 수익이다. 만기이자율 7%에 CB를 발행한 엔케이맥스의 경우 사채 만기일인 2025년 4월 15일 전자등록금액(360억원)의 123%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 가능한 엔케이맥스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9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며, 이자 지급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CB발행시 기관투자자는 이자율 0%로 돈을 빌려주는 대신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을 조정, 더 많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CB 권면총액의 30%까지 콜옵션이 부여됐으며, 창업주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최근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자금 유치에 성공한 바이오회사도 나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는 지난 24일 220억원 규모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RCPS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콜옵션은 총 증권 수량의 20%, 주가 하락시 전환가액을 최초 전환가액의 70%까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예전에 분리형 BW가 대주주들의 편법적인 지분취득 방식으로 쓰이니까 금융당국에서 규제했다. 하지만 콜옵션 CB가 사실상 분리형 BW 기능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유행처럼 확산됐고, 또 막아버렸다”며 “콜옵션 CB를 막으면 시장에서는 다른 대안을 분명히 찾는다. RCPS에 리픽싱과 콜옵션 조항을 넣는 게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