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뒤 세계 최대 제약사는 어디?...‘로슈’에 주목하라

로슈 지난해 매출 제약사 중 세계 3위...6년 뒤 1위 전망
2년간 총 300억 달러 R&D투자...임상 3상만 48건 진행 中
유전체, 항암제 세포치료제 등 뿌리깊은 M&A 실행
6개월 주가 변동폭 小..."안정적인 해외 투자처 가능"
  • 등록 2022-11-11 오전 9:40:03

    수정 2022-11-14 오후 12:02:16

이 기사는 2022년11월10일 9시4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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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스위스 로슈가 2028년경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선도할 최대 제약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의약품 매출 기준 3위인 로슈가 6년 뒤에는 1위로 올라서게 된다는 것이다. 로슈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 투자는 물론 유전자진단과 세포치료제, 희귀질환 등 다양한 신약 개발사를 인수합병(M&A)하면서 추가 성장 동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급변하는 경제 상황 속에서도 미국과 스위스 시장에서 거래되는 로슈의 주식가격이 비교적 안정돼, 해외 제약바이오 주식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공=로슈)


시장조사업체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매출 1위는 937억7000만 달러(한화 107조2700억원)를 기록한 미국 존슨앤존슨(J&J)이다. 그 뒤를 미국 화이자(813억9000만 달러), 로슈(714억 달러), 미국 애브비(562억달러), 스위스 노바티스(516억3000만 달러), 미국 머크(487억 달러) 등이 뒤따르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이벨류에이트가 ‘2028년 세계 전망: 특허 및 가격’(World Preview to 2028: Patents and Pricing)’에 대한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여기서는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의 순위 변동, 약물의 특허 절벽에 대한 대비 전략, 연구개발(R&D) 동력, 인수합병 등 계약 활동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R&D 투자 1위 로슈...“임상 3상 48건 진행”

여기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6%씩 성장해 2028년 1조6000억 달러(한화 2182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해당 사장에 선두에 설 것으로 전망된 로슈의 핵심 전략으로 △R&D 투자 △기업합병 등 두 가지가 지목됐다. 치매치료제 후보인 ‘간테네루맙’ 등 신약의 연구개발(R&D) 성과와 신개념 치료제 전문 바이오벤처 인수 행보 등이 시너지를 낼 경우, 로슈가 매출 1위로 올라설 것이란 분석이었다.

로슈는 미국 또는 유럽 연합(EU) 등 주요국에서 2020~2021년 사이 황반변성 등 안과질환 치료제 ‘서스비모’(성분명 라니비주맙) 및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 비소세포폐암치료제 ‘가브레토’(성분명 프랄세티닙),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폴리이비’(성분명 폴라투주맙 베도틴) 등 13종의 신약을 승인받았다. 최근 로슈는 야간헤모글로빈뇨증 치료제 후보 ‘크로발리맙’의 중국 내 허가 신청과 림프종 치료제 후보 ‘글로피타맙’의 EU 내 허가 신청 등도 완료했다.

다만 지난달 19일 서스비모 사용 시 일부 수치가 기준에 맞지 않은 것이 발견돼, 로슈가 자체 리콜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의 나머지 신약들을 큰 문제 없이 각국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구 주사제인 바비스모의 투약 간격은 3~4개월로 경쟁 약물 대비 최대 2배 가량 길다. 이 때문에 해당 약물이 2028년경 1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로슈는 2020년 139억 달러, 지난해 161억 달러 등 2년 연속 매출액의 20% 이상을 R&D에 쏟아부었다. 로슈 홈페이지에 따르면 내년 이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인 임상 3상 진행 건수가 총 48건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2023년 완료 17건 △2024년 완료 11건 △ 2025년 이후 완료 19건 등이 포함됐다.

일본 ‘주가이 파마슈티컬즈’, 미국 ‘제넨텍’과 ‘어댑티뮨 테라퓨틱스’ 등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로슈 그룹에 편입됐다.(제공= 각 사)


뿌리 깊은 M&A 전략으로 성장성 축적한다

125년 로슈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M&A다.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독일 나치 정권에 협력한 암울한 시기를 보낸 로슈는 1990년대 이전까지는 각 지역에 위치한 연구소를 합병하는 데 치중했다.

로슈는 1994년 53억 달러 규모로 인수한 미국 신텍스(Syntex)를 인수했다. 이를 시작으로 일본 주가이 파마슈티컬스(2002년)와 미국 제넨텍(2009년) 등을 차례로 사들였다. 특히 로슈는 제넨텍 인수 당시 스위스 제약사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인 468억 달러의 인수금을 지불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1976년에 설립된 제넨텍은 바이오벤처의 시초라 통하며, 현재 로슈의 독립적인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 로슈는 2014년 6~8월 사이 △DNA 염기서열 분석 전문 ‘제니아 테크놀로지’(미국·3억5000만 달러) △유방암치료제 전문 ‘세라곤 파마슈티컬즈’(미국·17억달러) △ RNA 타깃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산타리스 파마’(덴마크·4억5000만 달러) 등의 기업을 연달아 인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로슈는 2010년대 후반 떠오른 세포치료제 전문 기업 인수및 파트너십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9월 회사는 영국의 동종유래 T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인 ‘어댑티뮨 테라퓨틱스’를 33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 8월 로슈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 전문 ‘포세이다 테라퓨틱스’에게 최대 6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뒤, 각종 혈액암 관련 후보물질에 대한 상업화 권리를 획득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후보물질의 임상 1상 등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는 것과 동시에 로슈가 해당 기업 자체를 인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로슈와 같은 빅파마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개발 중임 모든 물질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지만, 빅파마의 파이프라인 1~2개가 잘못되더라도 이를 만회할 역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로슈는 로슈는 스위스 주식 시장에서 ‘Roche Holding AG’(ROG.SW)란 명칭으로도 거래된다. 전날 기준 ROG.SW의 주식 가격은 324.2 스위스프랑(한화 약 44만7900원)이다. 해당 시장에서는 최근 6개월간 301.35~352.25 스위스프랑 사이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해당시장에서 로슈의 시가총액은(시총)은 2708억380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374조874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말(2833억3923만 스위스프랑)보다 4.5% 가량 감소했다.

이외에도 로슈는 미국 장외주식 시장(OTC MARKET)에서 ‘Roche holdings LTD ADR’(RHHBY)이란 이름으로 거래된다. 해당 시장에서 회사의 주가는 전날 기준 40.84달러(한화 약 5만5640원)를 기록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주식 투자 정보 사이트 마켓 비트는 12개의 증권사가 로슈에 대해 ‘온건 매수’ 등급을 매겼다고 밝혔다. 최근 12개월간 로슈 주식의 최저가는 37.88달러, 최고가는 53.86달러였다. 지난 200일간 로슈의 주식 가격은 평균 41.6 달러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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