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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87억원, 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면서 컨센서스 573억원을 넘겼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4% 급감하면서 컨센서스 110억원 대비 67.3%나 하회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4.1%에서 2분기 18.4%까지 올랐던 영업이익률은 3분기에 6.1%로 뒷걸음질쳤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9.7%지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 23.9%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이익률이 높은 ‘코어톡스’의 매출이 성장했음에도 수익성이 악화된 셈이다.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매출이 성장했음에도 수익성이 떨어진 데에는 ITC 소송 일정 지연으로 인한 여파가 컸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ITC 소송 일정이 지연되면서 추가적으로 증가한 지급수수료가 약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ITC 소송 비용은 퀸 엠마뉴엘이 부담한다더니…지급 ‘주춤’
소송 펀드는 단계별로 소송 비용을 메디톡스에 지급하는데 ITC 소송 일정이 지연되면서 비용 지급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또 지급수수료가 급증하면서 추가 비용 일부를 메디톡스가 지급하게 됐다. 앞서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ITC에 제소하고 1년 10개월 만에 최종 판결을 받은 것에 비하면 휴젤과의 ITC 소송의 진행 속도는 느린 편이다. 휴젤이 ITC에 제소된 지 1년 8개월이 됐지만 예비 판결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ITC 소송이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기존 소송 비용을 소송 펀드로부터 지급 받는 데 있어 비용 수령을 위한 지급요건 충족 역시 지연됨에 따라 이번 분기 일회성으로 메디톡스가 관련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때 추가적으로 증가한 지급수수료는 약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에서 진행 중인 여러 행정 소송 비용도 겹쳤다. 메디톡스는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간접수출’을 두고 다퉜던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른 성공보수를 지급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늘었다.
4분기에도 국내 소송으로 인한 비용 발생할 듯
메디톡스는 앞으로도 소송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ITC 소송 비용에 비해 국내 소송은 비용이 적기 때문에 이번 분기만큼 실적에 큰 타격을 입진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소송으로는 역가시험 결과 조작 혐의로 식약처와 진행 중인 행정소송 1심 등이 있다. 해당 소송은 식약처에 제출한 장기안정성시험자료 중 역가시험 결과가 허위 기재됐다는 내용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며 식약처가 2021년 1월 ‘이노톡스’에 대해 허가 취소 처분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해당 소송의 선고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소송비용은 투자의 의미도 있다고 봐야 한다”며 “패소해서 손해배상을 하는 것에 비해 성공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비용도 적게 들고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소송 비용을 걷어내면 3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부진은 예상보다 많은 법무비용이 반영돼 3분기 지급수수료가 증가한 데 기인한다”며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당사 추정치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3분기 영업이익 36억원에 ITC 소송 비용으로 추정되는 약 100억원을 더하면 136억원으로 컨센서스(110억원)를 상회하게 된다.
한 연구원은 “주주들은 2023년 실적보다는 2024년 이후 폭발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메디톡스의 모멘텀에 주목했다. 메디톡스는 내달 계열사 뉴메코가 개발한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뉴럭스’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MT10109L’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생물의약품 허가신청서(BLA) 제출과 두바이 공장 설립 본계약도 연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