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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인근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이 완공되며 영등포 유리방 골목을 폐쇄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과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당시 수십 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거리로 나서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성매매 여성, 포주, 건물주 등 여러 사람들의 이익이 맞물리며 성매매 집결지를 해체하려는 시민사회의 노력은 장벽에 부딪혔고, 유리방은 살아남았다.
그런데, 지난 6월, 서울시에서 그동안 멈춰 있던 영등포동 4가의 재개발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신안산선 환승역도 들어서고, 제2의 세종문화회관도 들어서는 등 영등포 4가 일대는 천지개벽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용적률도 700%로 승인되며 계획대로라면 이곳엔 45층짜리 주상복합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상한 건, 2011년 그때와 달리, 이번엔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 해체에 대해 성매매 여성들이나 포주들, 건물주들의 큰 저항 없이,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열망했으나 하지 못했던 영등포동 4가 재개발은, 2018년에 취임한 구청장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리방 포주들과 성매매 여성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재개발을 가능하게 한 일등공신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제작진이 홍씨의 과거를 추적해보니, 그가 10여 년 전, <한터전국연합> 지역 대표로서 활동하며, 2011년 영등포 성매매 여성 대규모 단체 시위 때에도 앞장섰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영등포동 4가 일대에서 오랫동안 홍회장으로 불려온 포주 홍 씨는 어떤 사람인 걸까? 제작진은 홍씨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노력했지만, 그는 제작진과의 만남을 거절했다.
영등포 4가 성매매 집결지의 실태를 더 깊이 살펴보기로 한 제작진. 지난 2018년 발생했던 천호동 성매매 업소 화재사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매매 집결지의 실상을 분석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유리방 프로파일링으로 그려진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이곳에서 오랜 기간 영업하며 홍씨가 벌어들인 불법 수익금은 얼마에 이를까?
성매매 집결지를 해체하려는 시민들의 노력과 공권력에 대항하며, 유리방 골목에서 위세를 떨치던 불법 영업주가 어떻게 재개발의 이익까지 고스란히 가져가는 상황이 가능한 걸까.
지금 영등포 4가는, 포주의 불법적인 행위에 눈감고, 그가 재개발의 주인공이 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눈먼 자들의 도시가 되어있다.
한 여성단체는 홍씨를 비롯한 50여 명의 유리방 지역 부동산 소유주들에게 ‘성매매 알선 장소 제공’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건의 수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관계자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제작진은 해당 여성단체가 일괄 고발한 50인 소유주들의 주장을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그들은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매매 행위가 엄연한 불법이란 걸 모르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범죄 사실을 수사해야 하는 경찰, 그리고 재개발을 심사하고 승인해야 하는 지자체 등 관계 당국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본다.
한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