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숨진 트로트 여가수…범인은 전 남자친구였다 [그해 오늘]

13년 전인 2011년 6월 발생한 사건
여가수 A씨 살해한 전 남자친구
흉기 준비한 뒤 살해 계획 세워
1심 징역 20년→17년으로 감형
  • 등록 2024-11-30 오전 12:00:02

    수정 2024-11-30 오전 12:00:02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13년 전인 2011년 11월 30일. 국내 트로트 여성듀오 그룹의 멤버 A씨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전 남자친구 B씨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사건은 같은 해 6월 1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A씨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사망했다. 향년 25세의 꽃다운 나이였다. A씨는 2005년 3인조 여성 트로트 그룹의 메인보컬로 데뷔한 연예인으로, 이 사건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사진=SBS
A씨를 죽인 범인은 바로 전 남자친구 B씨(당시 28세)였다. 당시 B씨는 반년 동안 교제해온 A씨가 “헤어지자”고 이별을 통보하자 격분해 살해 계획을 세웠다.

미리 흉기를 준비해 간 B씨는 사건 당일 새벽 2시께 “얘기 좀 하자”며 귀가하던 A씨를 불렀고, 말다툼을 벌이다 A씨의 몸을 62회가량 찔러 살해했다.

당시 경찰이 공개한 CCTV에는 귀가하던 A씨를 기다렸던 B씨가 그를 밖으로 끌고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로부터 20여 분 뒤 A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주변인 제보 등을 확보한 뒤 다음 날 서해안 고속도로 화성휴게소 상행선 주차장에서 B씨를 검거했다. B씨는 체포되자마자 곧바로 범행을 자백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치유될 수 없는 고통을 안겨 줬다”며 B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사진=싸이월드
이어 11월 30일 열린 항소심에서 검찰은 B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B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이용해 귀가하던 피해자를 잔인한 수법으로 이 세상을 떠나게 했다. 잔인성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유족들을 보듬을 수 있는 판결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B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에게 잘못을 했다”며 “유족들에게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달 열린 선고 공판에서 B씨는 1심 판결보다 3년이 감형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B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공탁금을 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연인 관계였던 A씨를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범행 방법이 매우 잔혹하고 죄질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A씨가 사건 범행을 시인하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유족들에게 1000만원을 공탁해 다소나마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범행 동기 및 A씨의 연령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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