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해 보이기까지 하는 인터뷰의 주인공은 `IIT-델리`에 재학중인 4학년생 악샤트 아그라왈(Akshat Agrawal, 22)이다.
IIT의 입시전형과 학사과정, 그리고 IIT 동문의 활약상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적 있다면 그의 말이 결코 허풍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죽하면 타지마할과 함께 인도가 나은 최고의 명품이라는 말이 나올까. 인도 IT산업과 첨단 과학기술의 요람 IIT를 찾았다.
◇ 좁은 문
올해 졸업반인 아그라왈은 6월 학교를 떠나면 뭄바이에 있는 투자은행(IB)에 취직할 예정이다.
그런 그도 IIT에 입학해 졸업을 앞두기까지 숱한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인도의 IIT는 델리 뭄바이 첸나이 가락푸르 칸푸르 구와하티 루르키 등 7개 주요 대도시에 세워져 있다. 입학을 위해선 공통시험인 JEE(Joint Entrance Exam)에 합격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어렵다는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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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라왈은 "JEE를 치르기 위해 꼬박 2년을 준비했다"고 말했지만 실상IIT 졸업장을 꿈꾸는 학생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책과 씨름해야 한다. 단순 암기력이나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합격할 수 있는 시험도 아니다. 기초 물리와 화학, 인문·사회학에 걸쳐 기본 원리에 통달해야 한다.
입학을 했다 해서 숨돌림 틈은 없다. 매주 반복되는 쪽지시험과 1년에 8~10차례 치러야 하는 시험, 방대한 숙제와 프로젝트가 IIT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 강인한 인디아 네트워크
IIT의 뿌리는 인도의 초대 수상 J.네루에서 시작됐다. 인도 과학 기술의 인큐베이터로서 IIT를 설립했던 네루의 꿈은 50년이 지난 지금 현실화되고 있다. 네루 키즈(Kids)라 불리는 IIT 출신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비크람 판디트 CEO, 인도 IT업체 인포시스의 창립자 나라야나 무르티,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회장 로노 두타, 벨연구소 소장을 지냈던 아룬 네트라발리,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창립자인 비노드 코슬라 회장, 맥킨지의 전(前) CEO 라자트 굽타 등이 IIT 출신이다. 이들 동문은 정보기술 뿐만 아니라 경영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IIT의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 실리콘 밸리와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 인력의 20~30%를 IIT 출신들이 차지할 정도다.
◇자율+경쟁+평가 = 질적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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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IIT 델리의 연구교재와 교육방식 등은 모두 교수회의의 논의를 통해 엄선되고 냉엄한 평가를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질적 도약을 이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외 기업체 및 국제연구기관과 공동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IIT 인재들의 자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IIT는 국가 주요 시설로 지정돼 있다. 정부가 예산의 70% 이상을 지원한다. 그럼에도 학사행정과 교재선정, 교육방식 등의 결정은 모두 대학 자율에 맡겨진다.
IIT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민혈세로 길러낸 인재들이 개인의 영달을 좇아 해외로 나가면서 인력유출에 따른 피해가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인도의 IT산업 발전에 가장 크게 공헌한 것이 IIT였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