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아파트 실내 온도는 22도를 유지하고 있다. 고성능 단열재가 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지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어 난방비에 마음 졸일 필요가 없다.
지열에너지는 관리비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안전에도 한 몫 톡톡히 한다. 폭설로 도시 전체가 빙판으로 변했지만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미끄러질 염려가 없다. 지열로 눈을 녹이는 시스템이 단지 내 도로에 깔려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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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투모로우, 에너지 56%절감+46%생산
삼성 아파트의 미래는 지난해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에 선보인 에너지제로 건축물 `그린투모로우`에 모두 녹아있다.
최적화된 건물 배치, 고성능 단열재 사용, 고효율 기계 및 전기 설비 등으로 기존 주택 대비 56%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나머지 필요한 46%의 에너지는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그린투모로우는 에너지 제로와 함께 재생목재 등 친환경 마감재, 생태복원 조경 등으로 탄소제로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미국그린빌딩협의회가 주관하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 `LEED 인증` 플래티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삼성 그린아파트의 또 다른 특징은 시공 뿐 아니라 관리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삼성건설이 독자개발한 `래미안 에너지관리시스템(REMS)`은 가구별로 에너지 사용량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해 에너지 절감에 기여한다.
이미 냉난방 사용량을 기존 대비 30%까지 줄인 아파트를 공급한 바 있으며 올해는 냉난방 에너지를 많이 쓰는 1~3층 저층부와 최상층을 대상으로 사용량을 80%까지 절감한 아파트를 시범 공급할 계획이다. 2013년부터는 전력과 냉난방 등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제로에너지 래미안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규재 삼성물산 기술연구소 부사장은 “향후 건설하는 모든 건축물에 대해 그린투모로우에서 검증된 기술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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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열로 냉난방, 공용공간은 태양광 활용
삼성건설은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광과 지열, 풍력을 통해 생산할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지붕형 태양광발전을 비롯해 창문에 설치하는 블라인드형 태양광발전, 연료감응형 태양광발전 등을 도입키로 했다. 삼성건설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공용공간의 전력요금을 연간 1000만원 가량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서울 역삼동 래미안펠리스의 경우 공용시설의 동력을 태양광발전으로 대체했고, 서초동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태양전지판 측벽을 설치해 경관조명 전기 사용량의 12%를 대체하고 있다.
지열에너지도 광범위하게 도입한다. 지열시스템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대구 래미안달성에 적용했는데 단지내 헬스클럽과 에어로빅장 등 커뮤니티시설의 냉난방을 지열로 대체한 결과 연간 17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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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건설은 래미안달성 외에도 이미 준공된 서초가든스위트, 누리꿈스퀘어, 이화여대 캠퍼스 등 15개 현장에 2883RT 규모의 지열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5538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T는 지열의 냉난방 단위인데 1RT로 26~33㎡를 냉난방할 수 있다. 현재 건설 중인 길음8구역 래미안과 경기도 용인 동천래미안에도 지열시스템을 도입한다.
◇ 고성능단열, 이중외피, 직류전원(DC) 사용
그린투모로우 개념으로 짓는 아파트는 자연의 빛과 열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정남향과 장방형 구조로 설계된다. 화장실에는 빛을 반사시켜 내부를 비추는 광덕트(빛이 흐르는 통로나 구조물)가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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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단열재는 가정용 냉장고의 단열을 위해 개발된 진공단열보드가 사용되고 현관은 이중외피시스템이 적용된다.
아울러 직류전원(DC) 배전기술을 적용, 교류를 직류로 변환하는 과정을 생략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한편 LED 조명 등 전기기구와 단열욕조, 절수형 양변기 등 고효율 설비가 사용된다.
실제로 삼성건설은 경기도 고양 아람누리 도서관 외벽에 이중외피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외피 안쪽에 공기벽을 형성하는 에어베리어 시스템도 국내 최초로 누리꿈스퀘어빌딩에 적용했다. 누리꿈스퀘어빌딩의 경우 이 시스템으로 30%의 냉난방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삼성 그린아파트는 물 에너지 재활용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빗물과 오폐수를 걸러낸 중수로 화장실을 세척하고 정원에 물을 준다.
이를 위해 삼성건설은 재개발 사업지인 종암4구역(1156톤)을 비롯해 반포래미안퍼스티지(3177톤), 서초삼호2차(610톤) 등에 빗물처리시설을 짓고 있다. 동천래미안에는 옥상에 2000톤 규모의 빗물저장탱크를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연간 공용 상수도요금 3000만원 가량을 절감한다.
서울 목동트라펠리스에는 하루 320톤 용량의 중수도 시설을 설치했다. 하루 200톤 가량을 중수도 시설로 처리하면 상하수도 요금을 60% 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삼성건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