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87.2%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방식 개선해야"

한경협, '국민연금 주총 의결권' 기업의견 조사
응답기업 57.1%,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활동 부정평가
  • 등록 2024-05-13 오전 11:00:00

    수정 2024-05-13 오전 11:00:00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국민연금이 기금투자로 얻은 의결권으로 직접 기업 배당정책에 개입하거나 이사회 구성 등 지배구조에 간섭하는 상황에 대해 기업들이 이같은 주주권 행사 활동이 주주가치 제고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경협)
13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국민연금의 주주총회 의결권행사 관련 기업의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활동 전반에 대해 응답기업 과반수(57.1%)가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국민연금의 영향력이나 요구사항에 비해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미흡하다(36.5%)’는 답변과 관련, 대기업(40.9%)이 중견·중소기업( 35.8%)보다 부정적 입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식에 대해, 조사기업 대다수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에 의결권을 위탁하거나 중립적인 방식으로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조사기업의 87.2%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에 국민연금 의결권을 위탁(40.4%)하거나 △국민연금이 찬반 의결권만 행사하고 그 외 주주권 행사 활동은 제한(35.9%)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새도우보팅 방식으로 행사(10.9%)할 것 등을 제안했다.이와 달리, 국민연금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 활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12.8%에 그쳤다.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들이 가장 큰 압박을 받는 대상은 ‘소액주주연대(35.6%)’와 ‘국민연금(23.3%)’, ‘국내기관투자자(19.3%)’ 순이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 개최 시, 기업들이 가장 중시하는 안건은 △이사·감사 선임이나 해임(35.5%)이었고 이어 △재무제표 승인(23.0%) △정관변경 승인(16.4%) △임원 보수한도 승인(12.5%) 등의 순이었다.

국민연금 역시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나 임원 보수의 적정성 등에 관심이 컸다. 국민연금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을 상대로 의결권 행사를 위한 사전 정보를 수집하는데, 이때 국민연금의 주요 요청사항은 △이사·감사·감사위원·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한 정보(15.0%) △임원 보수한도 적정성에 대한 자료·설명(10.9%) △배당계획 관련 자료나 중장기 배당정책 수립(4.7%) 등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현재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범위가 법·제도적으로 주주대표소송이나 손해배상소송까지 가능할 정도로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면서, “국민과 기업의 신뢰를 받는 공적기금으로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투명한 지배구조와 의사결정의 전문성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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