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의 진화]④화우, 형사·공정거래·조세 등 기업 3대위험에 최적화

10개 전문그룹 체제로 규제 전문성·산업 이해도 강화
형사·공정거래·조세 집중 대응…컴플라이언스 강화
M&A 시장·해외진출 韓기업 자문 역할 적극 개척
정부 고위직 등 외부영입, "윤리적으로 한다" 강조
  • 등록 2019-04-30 오전 6:09:00

    수정 2019-04-30 오전 6:09:00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정진수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가 29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화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대담=이정훈 사회부장·정리=이승현 기자] `기업과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변호사`

올해로 대표 2년차를 맞은 정진수(58·사법연수원 22기)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가 강조하는 모토다. 정 대표는 “로펌은 분쟁 해결과 법률해석 분야를 넘어서 있다. 기업들은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달라고 하는 만큼 (변호사들이) 비즈니스를 이해해야 한다”며 “산업구조와 지배구조 등과 같이 기업이 깊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원포인트로 복합처방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화우에 대해 오너가 없는 철저한 동업자 조직으로서 매우 민주적 조직이라고 자평했다. “자율적이고 생동력이 강하며 각자 자기 일을 어떻게 하고 성장하는지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말에선 자부심이 묻어났다. 정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화우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화우의 목표와 비전을 밝히고 국내 로펌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10개 전문그룹 체제…규제·분쟁 대응 전문화 및 산업팀 강화

14년의 법관 생활을 마치고 지난 2007년 화우에 합류한 정 대표는 그동안 경영전담 변호사를 두 차례 역임했다. 그는 7년전 부터 체질강화 내부캠페인을 통해 `고객 중심 법인 중심`이라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진짜 고객이 믿고 맡기는 로펌을 만들어 보자”는 게 정 대표의 목표다. 이와 관련, 화우는 지난해 조직을 △기업자문 △금융 △국제 △기업송무 △형사·중재 △공정거래 △지적재산 △조세전문 △노동·정부관계 △부동산 등 10개 전문 그룹으로 확대 재편해 운영하고 있다. 규제 및 분쟁 시장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전문화하고 기업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팀을 강화했다.

정 대표는 형사와 공정거래, 조세 등 3대 분야가 주요 리스크 분야라고 판단했다. 로펌이 3대 분야 대응을 강화하고 고객이 믿고 맡기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맨파워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그의 목표다.

화우 형사대응팀은 검찰총장을 역임한 김종빈(72·사법연수원 5기) 변호사와 김준규 변호사(64·11기)가 이끌고 있다. 최근 대전고검 검사장 출신 조성욱(57·17기) 변호사도 영입했다. 여기에 권오성(57·22기) 전 고양지청장과 윤희식(56·23기) 전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도 화우 형사대응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외국기업들이 국내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그들이 가진 수준 높은 컴플라이언스 스탠더드(윤리경영 기준)를 맞춰야 한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 기업의 윤리경영 실현을 위한 로펌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기업들이 이른바 고위임원의 갑질문제나 위해성 제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 사태가 발생하면 회사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정말로 컴플라이언스에 신경 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로펌이 단순히 사고가 터지면 해결하는 게 아니라 미리 기업에 어떤 부분을 검토하고 교육하라고 일러준다고 했다. 이를 위해 로펌이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또 화우 컴플라이언스 팀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하도급 관리감독 규제, 기술탈취 규제 등의 이슈에 대한 기업의 대응에도 적극 나선다. 정 대표는 “기업 자문경력이 많은 분들이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하고 있다. 기업 집단에서 (자체) 컴플라이언스팀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 한국 기업의 법적이슈 해결해야”

화우는 기업 인수합병(M&A) 분야와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M&A에 대해 “기업집단을 이해하고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M&A를 통해)고객과의 관계도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화우의 실제 M&A 능력이 자본시장에서 저평가된 부분이 있다며 적극적인 마케팅도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 자문그룹 내의 M&A 전담팀 인력을 현재 15명 가량에서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M&A 전담팀이 이 분야에 집중하도록 해 시장 트렌드를 읽는 실력 등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로펌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선 M&A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3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 대표는 `로펌이 투자은행(IB)업계의 M&A 업무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법무법인은 IB와 협업관계”라며 “IB측으로부터 신뢰받는 M&A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로펌의 해외 진출도 필수라고 보고 있다. 정 대표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 나가서 겪는 분쟁 대응과 리스크 관리를 국내 로펌이 사실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 로펌들이)이 시장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펌이 고객사들이 해외시장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우는 현재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상태다. 베트남의 호치민과 하노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에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법무 중 해외투자와 지분인수, 채권발행, 개발사업, 현지공장 인수 등의 자문을 맡고 있다. 화우는 향후 1~2군데 사무소를 더 낼 계획이다.

우선은 동남·중앙아시아에 진출한 기업의 법적이슈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 나간 기업들의 문제도 도와주겠다는 방침이다. 해외진출 기업이 인터내셔널 로펌만 쓰는 게 아니라 화우를 같이 이용하면 비용 문제는 물론 보안 문제 등을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진출과 관련해 무역통상 법률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무역통상 분쟁 국제법정은 특정 국가 법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중립적 성격이 강하고 이에 국내 로펌이 활약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부처 출신 영입 필요…윤리적이어야”

정 대표는 고위 판·검사나 정부 고위직 등 영입에 대한 사회 일각의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로펌이 `로비 조직`으로 불리며 비판을 받고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른바 김영란법(청탁금지법) 때문에 기업이 정부 담당자를 만나기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로펌의 정부관계 업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선 정부 정책이나 규제흐름 등을 알아야 하고 이를 위해 변호사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화우는 이를 위해 경제부처나 국방부처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자를 영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외부인사 영입은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법인이 이런 문제에 윤리적 감각을 갖고 있다. 부정적으로만 볼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정진수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가 29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화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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