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3시30분에 시작된 상봉행사에서 양측 이산가족들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 후 곧바로 오열하고 얼싸 안으며 오랜 시간동안 가슴 한켠에 묻어왔던 그리움과 서러움을 하염없이 쏟아냈다.
우리측 상봉단중 한명인 이흥옥(80) 할머니는 휠체어에 의지해 행사장에 나타난 오빠인 리흥종(88) 할아버지를 단박에 알아보고 부둥켜 안고 울었고 두살때 헤어진 흥종씨의 딸 이정숙(68)씨 등 동행한 가족들도 이내 서로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북측 여동생 김남동(83)씨를 만난 우리측 상봉단의 최고령 김남규(96)씨는 고령으로 귀가 어두워 가족들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남동씨는 오빠의 두 손을 꼭 잡고 “남규 오빠가 옳은가?(맞는가)”라고 물었으나 남규씨는 그마저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당초 남북 97가족이 상봉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에서 만나려고 한 남측 한 가족의 건강이 좋지 않아 상봉이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남북은 지난 8월 고위급 당국자 접촉 당시 이산가족 상봉 진행에 합의했으며, 이어 지난달에는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고 금강산 면회소에서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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