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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 시위대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버마(미얀마) 국민과 연대한다”며 항의 시위를 벌이는 미얀마 국민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 “미얀마 국민에 대한 폭력을 자행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단호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트위터에 “버마 군경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고 시위 참가자 및 다른 사람들을 구금·공격하고 있다는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는 버마 시민들의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민들의 항의 시위가 연일 확산하는 가운데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발발하자 이같은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미얀마에선 현재까지 강경 진압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망자가 발생하자 유럽 국가들도 즉각 우려를 표하며 사후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제재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미 정부는 고강도 제재까지는 아니지만 이미 지난 11일 미얀마 최고사령관 등 군부인사 10명과 기업 3곳을 제재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미얀마의 갈등이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얀마 군부는 중국 공산당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미중 갈등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얀마 시민들 사이에선 군부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쿠데타 보름 전에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국방군 최고사령관과 회동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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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미얀마 군부는 공개적으로 강경 진압을 경고하고 나섰다. 전날 저녁 민 아웅 흘라밍 최고사령관이 의장을 맡고 있는 국가행정평의회는 TV성명을 내고 유혈 사태와 관련, “시위대가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선동했다. 시위대가 일으킨 폭력에 군경은 반격해야만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향후 시위에서도 유혈 사태가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미얀마 군부는 총파업에 앞서 양곤 주요 교량 및 외국 대사관으로 연결되는 도로 등에 장애물을 설치했다. 또 시내 곳곳에서 트럭과 확성기를 동원해 “5명 이상 모임을 금지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