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몰린 레버리지 펀드, 한달새 반토막…'투자 주의보'

“지수에 베팅”…저점 매수 판단 투자자 몰려
단기 투자 유리…“자금회수 시점 잘 살펴야”
  • 등록 2020-03-23 오후 7:06:00

    수정 2020-03-23 오후 7:46:4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내 증시가 수직낙하하는 가운데 레버리지 펀드가 활기를 띄고 있다. 레버리지 펀드는 기초 자산이 오르면 상승률에 따라 2배 이상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반등에 유리하다. 최근 증시가 급격히 내려앉자 투자자들은 지수 반등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최근 한 달 반토막이 난데다 시장 상황이 낙관할 시점을 종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3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이하 동일 기준) 레버리지 펀드로 최근 한달 사이 4조1352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테마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 유입이다. 연초 이후로 기간을 넓히면 3조6948억원으로, 최근 들어 설정이 급증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주식형 인덱스 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한달 동안 가장 많은 금액이 설정된 펀드는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4919억원)이다. 코스피200 지수 일일등락률 2배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NH-Amundi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933억원),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운용)’(842억원)이 그 뒤를 잇는다.

그만큼 국내 증시가 단기 회복할 거라는 데 기대를 걸고 현재가 저점 매수 기회라 판단한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레버리지 펀드를 담당하는 김주인 NH아문디자산운용 파생상품운용팀 팀장은 “단기적으로 신용사태 가능성이 낮다면 현 주가수준은 벨류에이션 측면에서 매수 가능 레벨로 판단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강점인 IT 산업은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률은 처참하다. 1개월 평균 수익률은 -51.70%다. 설정액 절반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중국 본토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는 그나마 낫다. 펀드에 따라 한달 손실이 13~30% 수준이다. ‘매를 먼저’ 맞으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 7~8% 정도 빠졌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말 대비 25.39%(3월23일 종가 기준)가 하락했다. 국내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주식형 인덱스 펀드 14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평균 수익률은 -51.90%다.

문제는 국내를 포함해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하는 글로벌 증시 상황이다. 이달 초에만 해도 2000선에 머물던 국내 증시는 가파르게 하락해 150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12년 만에 140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V자’형 회복을 말하던 증권가에선 미국·유럽 경제가 마비되자 일부는 ‘L자’형 회복을 언급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시장의 위기는 경기 침체를 넘어 경기 불황을 우려해야 하는 수준”이라면서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장기화되면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책과 금융완화정책도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을 잠재우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극심한 변동성도 투자시 유의점이다. 지난 19일 8.39% 떨어진 코스피 지수는 다음날 7.44% 치솟았다. 23일에도 5.34% 떨어졌다. 레버리지 펀드는 투자기간 동안 기초지수 수익률의 2배수가 아닌 일 단위를 추종한다. 즉 기초지수가 등락을 거듭할수록 수익률은 하락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펀드는 장기보다 단기 투자에서 유리하다”면서 “고수익도 가능하지만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마이너스가 날 수 있어 자금 회수 시점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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