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北향해 “통 큰 결단하라”…대북사업에 남북기금 33억원 지원

제317차 교추협 열고 지원안 심의·의결
화살머리 기념관·경원선 복원에 지원키로
'낙락 장송도 근본은 씨앗' 말 인용
남북간 작은 발걸음부터 묵묵히 시작해야
“남북의 시간 만들기 위한 대화 나오라”
  • 등록 2020-11-16 오후 7:15:12

    수정 2020-11-16 오후 7:15:38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도 통 큰 결단으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오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측을 향해 남북 협력 의지를 재발신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7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이인영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의지와 진정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남북 정상 간 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교추협에서는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의 일환으로 화살머리고지 현장기념관을 조성하는데 19억5000만원 △경원선 남측 구간 복원사업 관리 비용으로 13억3184만5000원 지원 등 33억원 상당의 남북협력기금 지원을 결정했다. 남북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정부가 앞서 교류협력을 미리 준비한다는 차원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7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장관은 모두발언를 통해 “우리가 먼저 남북 합의 이행이라는 또 하나의 발걸음을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가고자 한다”면서 “지난날 남북이 이룩한 합의 정신을 높이기 위해 또 한 발 작은 발걸음을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미국 대선으로 한반도는 큰 정세의 변곡점에 진입한 걸로 보인다”며 “정부는 이 전환의 시기를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척시킬 수 있는 기회의 공간으로 열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북이 발걸음을 맞춰가면 우리가 혼자하는 것보다 협력의 공간은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그러기 위해 남북이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속마음을 얘기하면서 기회를 모으는 것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낙락 장송도 근본은 씨앗’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아무리 큰 소나무도 처음에는 작은 씨앗부터 시작했다. 지금 심는 작은 평화의 씨앗이 나중에는 한반도 항구적 평화라는 든든한 거목으로 자라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살머리고지 현장기념관 조성에 지원하는 19억5000만원은 노후화된 화살머리고지 감시초소(GP)를 기념관으로 다시 조성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화살머리고지에서 희생된 국군 전사자들을 기리는 추모관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견된 유품 전시공간 등을 확대하는 사업에도 사용한다.

경원선 남측 구간 복원사업 관리비용 명목의 13억원은 향후 철도 관련 남북협력에 대비하면서 사업 현장을 유지하기 위한 제반 경비의 ‘중간 정산’ 성격을 띠고 있다. 현장 유지·관리비 중간 정산과 설계·감리 준공 대금 등을 지급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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