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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숭문·신일·이대부고를 대상으로 청문을 진행했다. 청문 첫째날이었던 22일에는 경희·배재·세화고를 대상으로 청문이 이뤄졌다. 청문은 시교육청의 지정 취소 결정에 대한 학교들의 의견과 소명을 듣는 자리로 사실상 교육부 동의 요청 전 자사고에게 주어진 마지막 항변 기회다. 앞서 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서울 자사고 13곳 중 8개교가 기준 점수(70점)에 미달해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 첫 순서였던 숭문고는 이번 청문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추후 행정소송을 통해 평가 오류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전흥배 숭문고 교장은 청문장을 빠져나오며 “평가과정에서 오류가 너무 많았다”며 “재량 지표에 해당하는 요건을 모두 충족시켰음에도 최하점을 받아 이 부분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 점수가 제대로 검토·반영됐다면 평가에서 통과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문제 제기한 부분에 대해) 교육청의 답변은 거의 없었다. 요식행위여서 울분을 토하고 싶다”며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 교육부 결정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숭문고 학부모 대표로 청문을 참관한 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 회장은 “이건 청문이 아니다”라며 “청문을 보이콧하고 자학연 대표로 공개 청문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질문을 했음에도 하나도 답을 듣지 못했다”며 “청문이 이렇게 답도 없고 요식행위인가. 답도 없고 질문도 없는 청문회는 청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두 번째 순서로 청문에 참석한 신일고 측은 청문 내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날도 자사고 학부모들은 교육청 앞에서 재지정 탈락 취소 촉구 릴레이 집회를 진행했다. 숭문고 학부모들은 ‘교육선택권 박탈 자사고 평가 중단하라’, ‘학교는 우리 것’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숭문고를 지켜달라”고 외쳤다. 신일고 학부모도 청문 순서에 맞춰 릴레이 집회를 이어갔다. 다만 이대부고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권유로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의 릴레이 집회는 청문 마지막날인 2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지정 취소 자사고 8곳에 대한 청문 절차는 중앙고·한대부고를 마지막으로 내일 마무리 된다. 자사고 측은 22·23일 청문과 마찬가지로 평가의 부당함을 강조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청문 절차가 마무리 되면 교육부에 지정 취소 결정에 대한 동의를 요청한다. 교육부는 교육청의 요청을 받으면 ‘특수목적고 등 지정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