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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이 임박하면서 여야의 막말과 네거티브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을 총동원해 상대방 등을 깎아내리고 흠집 내는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되지만 거친 표현을 넘어선 과도한 막말은 오히려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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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막말과 네거티브 표현들이 난무하고 있다.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는 8일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사건을 언급했다. 차 후보는 공식 석상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자원봉사자가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알고 있다”며 성행위와 관련된 은어도 사용했다. 차 후보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두고 유족들을 향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이용한다고 말해 당의 징계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부산 지원 유세에서 “부산에 올 때마다 왜 이렇게 도시가 초라할까”라고 말해 지역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다음 날인 7일 국회 현안점검회의에서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돈키호테’ △황교안 대표를 ‘애마 로시난테’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을 ‘시종 판초’에 비유해 통합당이 거세게 반발했다. 윤 총장은 또 “김 위원장의 코로나19 100조원 재원 제안은 대학교 2학년생 리포트 수준”이라고 폄하했다. 통합당은 윤 총장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정원석 통합당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윤 총장은 우리 정치의 지적 수준과 정치 품격을 모두 하향 평준화시킨 이 시대의 꾼”이라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상대방보다 한 걸음 더 앞서야한다는 부담 탓”
거대 양당에서 선거 막판을 네거티브 양상으로 몰고 가는 것은 선거 판세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당이 서로 우세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방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앞서야 한다는 부담감에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거친 표현과 막말을 잘 구분해야 한다”며 “거친 표현은 지지층 결집 효과를 유도하는 선거 전략일 수 있지만 과도한 막말은 곧 총선 패배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거친 표현과 막말을 섞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노인비하’와 ‘이부망천(서울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등의 막말로 선거 패배의 쓴 맛을 본 전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