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팔 걷은 소아과 의사들 "국가 존립 달려…대책 마련해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정부에 저출산대책 요구
"오랜 기간 펼친 저출산 대책, 효율적이지 않았어"
소아청소년과 진료 상황 열악하다는 주장도 나와
  • 등록 2019-04-30 오후 5:31:52

    수정 2019-04-30 오후 6:45:47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에 제대로 된 저출산 대책을 만들어 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박순엽 기자)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정부에 제대로 된 저출산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광장에서 ‘2019 제대로 된 저출산 정책 촉구 국민대회’를 열고 “저출산이 국가 존립까지 흔드는 문제가 됐지만 정부 대책은 효과가 없었다”며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을 잘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선 정부의 효과 없는 인구 정책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오랜 기간 정부에서 인구 정책과 관련해 수많은 정책을 펼쳐왔으나 효과가 거의 없었다”며 “정부는 지금까지 만들어졌던 인구 정책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고민하고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원협의회 회장도 “우리나라는 현재 0점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저출산 문제에만 150조원이란 예산을 사용했지만,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의사나 인구 전문가들은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사나 인구 전문가들도 논의 과정에 참여하게 해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야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선 소아청소년과의 열악한 진료 상황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하루에 100명씩 아이를 진료하는 소아과 의사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한다”며 “의사로서 긴 시간 대화하면서 환자와의 유대 관계를 쌓는 게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최소 80명의 환자를 봐야 병원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에선 환자 하나를 오래 진료하긴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임 회장은 “정부에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지원 등을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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