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스님 "창피해서 '리버뷰' 아파트 해명못해..중다운 삶 노력"

  • 등록 2020-12-03 오후 5:11:01

    수정 2020-12-03 오후 5:11:0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남산타워 뷰’ 자택에 이어 미국 뉴욕의 ‘리버 뷰’ 아파트 소유 의혹이 불거진 혜민스님이 3일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혜민스님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번을 계기로 제 삶을 크게 반성하고 중다운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의혹 관련 입장을 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 삶이 너무 창피스럽고 부끄러워서 솔직히 좀 무서워서 답신을 바로 못 드렸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아파트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혜민스님 (사진=tvN ‘온앤오프’ 방송 캡처)
앞서 ‘풀(full) 소유’ 논란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 혜민스님이 정식 승려가 된 후 미국 뉴욕의 아파트를 구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날 연합뉴스는 뉴욕시 등기소 웹페이지에서 내려받은 ‘라이언 봉석 주(RYAN BONGSEOK JOO)’의 부동산 등기 이력 문서에 따르면 혜민스님은 2011년 5월 외국인 B씨와 함께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N 주상복합 아파트 한 채를 약 61만 달러에 사들였다. 라이언 봉석 주는 미국 국적자인 혜민스님의 본명이다.

혜민스님은 2019년 명상 앱 ‘코끼리’를 선보인 주식회사 마음수업의 대표이사이기도 한데, 마음수업의 한국 법인 등기부 등본에도 ‘대표이사 미합중국인 주봉석(JOO RYAN BONGSEOK)’으로 기재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언 봉석 주와 B씨는 아파트 매입 당시 약 45만 달러를 대출받았고, 현지 부동산 업체들이 예상한 아파트의 현 시세는 매입가의 2배가량 오른 약 120만 달러(13억2528만 원)다.

등기 이력에는 두 사람이 아파트를 매도한 기록이 없어 현재까지 계속 보유해온 것으로 보인다. 해당 아파트는 2010년에 지어진 30층짜리 주상복합 건물로, 이스트강(East River)이 보이는 ‘리버뷰’ 조망권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혜민스님은 2000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받으며 예비 승려가 됐고, 2008년 직지사에서 비구계를 받고 대한불교조계종의 정식 승려가 됐다. 조계종은 종단 법령인 ‘승려법’을 통해 소속 승려가 종단 공익이나 중생 구제 목적 외에 개인 명의로 재산을 취득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혜민스님은 지난달 초 한 방송에서 ‘남산타워 뷰’의 서울 도심 자택을 공개해 ‘풀 소유’ 논란을 빚은 뒤 두문불출하고 있다.

그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며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며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 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 불교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스님은 전날 SNS에 혜민스님을 두고 “연예인뿐이다”며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 뿐이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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