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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4조7500억원에 인수키로 하면서 김 대표와 외스트버그 대표 간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은 경쟁 관계에 있었지만 서로의 사업적 혜안을 존중하며 10년 가까이 남다른 인연을 이어왔다. 이번 빅딜은 양사 대표 간 오랜 인연의 결실이라는 분석이다.
DH는 2011년 독일 베를린에서 출범해 그해 한국에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이하 DH코리아)를 설립하고 ‘요기요’를 론칭,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진출 전부터 외스트버그 대표가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여럿 만났고 그중에 김 대표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들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후 DH코리아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워나갔다.
외스트버그 대표는 한국을 찾을 때마다 따로 시간을 내어 김 대표를 만날 만큼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했다. 그들은 만나서 푸드테크(Food-Tech)를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민라이더스, 서빙로봇, 배민마켓 등 배달앱 시장에서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시기다. DH코리아도 요기요를 통해 업계 최초로 정기 구독 배송 서비스 ‘슈퍼클럽’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은 푸드테크를 중심으로 시장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해서 거침없이 의견을 나누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이렇게 수년간 쌓인 신뢰감의 결실이 초대형 딜로 이어졌다.
두 사람의 높은 신뢰감은 김 대표가 아시아 시장 개척의 중심인 우아DH아시아의 대표를 맡는 데서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우아DH아시아는 우아한형제들과 DH가 50대 50의 지분을 투자해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조인트벤처다. 김 대표는 우아DH아시아의 대표로 베트남과 대만, 라오스 등 아시아 11개국의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사람의 인연은 오랜 시간 쌓여왔다. 매년 따로 만나 얘기를 나눌 정도로 친분도 두텁다”며 “김 대표에 대한 외스트버그 대표의 신뢰가 이번 초대형 M&A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신사업을 맡기는 결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