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그동안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5G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고공비행했던 통신장비주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여파로 주춤한 모습이다. 다만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며, 5G 및 통신에 끼칠 신종 코로나의 영향력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주요 통신장비 종목들의 2020년 실적 추정치 (자료=에프앤가이드) |
|
5G 관련 종목들은 지난해 평균 43%에 달하는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삼성증권이
오이솔루션(138080),
쏠리드(050890),
에치에프알(230240) 등 5G 관련 종목 10개로 구성한 ‘5G 테마지수’는 지난해 연초부터 12월 19일까지 43.02% 급등했다. 이는 삼성증권이 산출한 5G, 자율주행, 2차전지 등 신사업 테마 9개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여준 것이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5G 상용화가 이뤄진 후, 각국 5G 투자 역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들의 주가를 끌어 올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지난해 11월 5G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함에 올해에는 미국, 중국 등에서도 5G 서비스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올해 들어서는 주가가 소폭 조정세를 겪고 있다. 1월 한 달동안
RFHIC(218410)(22.80%),
오이솔루션(138080)(13.95%), 에치에프알(11.56%).
다산네트웍스(039560)(6.86%) 등은 적게는 6%대에서 많게는 22%가 넘는 낙폭을 보여줬고, 쏠리드는 0.92% 상승에 그쳤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2~3%대 오르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조정세는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4분기 실적과도 어느 정도 맞닿아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RFHIC는 4분기 영업이익이 11억원에 그쳐 3분기 적자였던 것이 흑자로 전환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84.29% 감소했다. 오이솔루션 역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9% 쪼그라든 1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상반기에 비해 부진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주요 고객사들의 부품 재고 조정 탓에 전통적인 비수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초 시작된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 3일 춘절 연휴 후 첫 개장일에 7.7% 급락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5G 투자 등 새로운 기회로 여겨지던 것이 최근 불확실성으로 떠올랐다.
다만 신종 코로나로 인한 5G 관련 종목들의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대다수 장비 업체들은 국내와 베트남에 생산 공정을 갖고 있어 실제 피해 가능성이 낮으며, 중국 전역으로 확산해 대거 공장 가동이 중단되지 않는 한 국내 업체가 피해를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중국이 질병으로 인해 통신사의 투자 사례를 줄인 사례가 없으며, 내수가 침체되면 데이터 트래픽은 오히려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며 “2020년 중국 매출 성장 폭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요 5G 통신장비 종목들은 올해 실적 전망이 모두 밝은 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치에프알, RFHIC는 각각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8%, 176.4%씩 증가한 383억원, 49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노와이어리스(073490)와
케이엠더블유(032500),
서진시스템(178320) 등도 28%에서 71.2%에 달하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며,
오이솔루션(138080)은 전년 동기 대비 7.6% 성장한 62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데다가, 일본과 미국, 중국의 5G 투자 수요가 맞물리는 올해 2분기부터는 괄목할 만한 이익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