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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26일에 몸을 일으키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기력이 떨어졌다. 황 대표는 단식 5일째였던 지난 24일부터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혈압도 정상 수치보다 하락했다. 통상 단식이 며칠만 계속돼도 단백뇨와 어지러움, 의식 저하, 근육 손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황 대표는 저녁에도 천막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당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황 대표를 즉시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농성장 인근에 구급차와 의료진을 대기시켰다. 황 대표의 농성장 앞에는 지지자들이 보낸 꽃바구니와 응원 메시지가 가득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유승민 의원은 황 대표가 단식 요구 조건으로 내건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국회에서 함께 저지하자”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그는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다”고 전했다. 손학규 대표도 “(건강이)아주 안 좋은 것 같다. 얼굴이 좀 부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정치 지도자 한 분이 야외에서 노숙 단식하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가 풍찬노숙을 이어가면서 청와대와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청와대가 대통령 경호 등의 문제로 청와대 앞 천막 설치를 불허하고 있어서다.
황 대표가 국회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청와대 앞을 농성장으로 고집하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만이 패스트트랙을 중단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패스트트랙 폭거를 막을 마지막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며 “문 대통령은 여당에게 내린 명령을 거두라”고 촉구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철회할 수 있는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해찬 대표도 아니다”며 “배후이자 몸통이자 머리는 청와대고 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