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사]성과낸 인물 과감히 사장 승진..패션은 이서현 원톱

고동진·정칠희·고한승·한인규 등 사장 승진 6명
미전실 최지성-장충기 체제 유지..조직안정 추구
삼성SDS, 사장급 2명으로..솔루션 신사업 지원
오너3세 승진 없지만 차녀 이서현 패션 원톱 나서
계열사별 임원인사·조직개편 임박..큰 변화 예고
  • 등록 2015-12-01 오후 3:06:38

    수정 2015-12-01 오후 3:06:38

[이데일리 성문재 김자영 기자] 삼성의 성과주의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삼성그룹은 핵심제품의 개발을 이끌거나 신규사업을 일궈낸 인물을 승진시키는 한편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사장단을 주요사업에 전진 배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주도한 이번 사장단 인사는 전체적으로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성과를 낸 경영자에 대해서는 확실한 선물을 안겨주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확실한 성과’ 승진으로 보상..2일 사장단회의 첫 참석

사장 승진의 영광은 총 6명에게 돌아갔다. 고동진 삼성전자 부사장, 정칠희 삼성전자 부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 한인규 호텔신라(008770) 부사장은 올해 확실한 성과를 올린 인물이다. 1일 임명된 신임 사장단은 2일 수요사장단협의회에 처음으로 참석한다.

삼성그룹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 승진한 6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 정현호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사장, 성열우 삼성미래전략실 법무팀장 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 삼성 제공.
반도체 개발에 매달려 온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 창조의 주역 중 한명으로 꼽힌다. 정 사장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그린(Green) 인광소재 확보, SUHD TV향 퀀텀닷(QD) 소재 개발,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알고리즘 개발 등 차별화된 선행기술을 개발해 ‘기술삼성’의 입지를 굳히는데 기여했다.

올해 호텔신라가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은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에 올랐다. 한 사장은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진출, 미국 면세기업 DFASS사 인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미래전략실은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 체제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성열우 법무팀장 부사장과 정현호 인사지원팀장 부사장이 나란히 사장 승진했다. 삼성그룹의 사업재편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을 고려해 조직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문중 삼성전자 고문은 부사장 승진과 함께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미국 시카고대 박사 출신인 차 부사장은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경제학 교수를 거쳐 한국개발연구원에서 근무한 후 지난 6월 입사했다.

삼성그룹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 내용. 삼성 제공.
그룹 지원받는 삼성SDS 솔루션사업..사장급 인사 보강

삼성SDS(018260)는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변화를 경험했다. 1985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사장급 인사가 2명으로 늘었다.

전동수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으로 이동하는 대신 정유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이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으로 이동한다. 삼성SDS가 신사업으로 추진중인 솔루션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삼성SDS는 지난 월 2020년 매출 20조원 달성과 글로벌 IT 서비스기업 톱 10 진입 포부를 담은 ‘비전 2020’을 발표한바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솔루션 사업을 조기 전력화함으로써 솔루션 및 서비스 경쟁력이 새로운 부가가치 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는 삼성전자 무선사업과의 전략적 협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Y 등 오너 3세 승진 제외..차녀 이서현 패션 원톱 올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이서현 사장 등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자녀 3명은 승진 대상에서 빠졌다.

다만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윤주화 패션부문장(사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패션부문장(사장) 자리를 단독으로 꿰찼다. 겸임하던 광고회사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보직까지 내려놓고 패션 전문 경영인으로서 행보를 굳혔다. 사실상 그룹 패션사업이 이서현 사장 원톱 체제로 재편된 셈이다.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 경영전략사장을 그대로 겸직한다.

부회장 승진자는 올해로 3년째 탄생하지 않았다. 주요 계열사의 핵심 경영진은 대부분 유임됐다. 이번 인사로 삼성그룹 사장단 규모는 52명으로 1명 줄었고 평균 연령은 53.7세에서 54.8세로 소폭 상승했다.

실적 악화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던 박대영 삼성중공업(010140)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사장은 모두 유임됐다.

임원인사서 과감한 물갈이 가능성

삼성은 이번 주내 각 회사별로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계열사별 조직개편 및 보직인사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의 DS(부품), 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 3개 사업부문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겸직하고 있던 생활가전 및 무선사업부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권오현 부회장도 종합기술원장직을 내려놓은 것을 감안할 때 임원인사에서는 다소 큰폭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치훈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과 사장단 규모 축소 관측이 나왔던 삼성물산은 이번 인사에서 3인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이서현 패션부문장(사장)이 새로 대표이사직을 맡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부문 통합 등과 같은 조직개편을 염두에 둔 조치로도 해석된다.

삼성물산은 내년 초 대규모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4개 사업부문 중 패션부문과 상사부문이 통합하거나 아예 리조트·건설과 패션·상사 등 2개 부문으로 단순화하는 시나리오다. 이사회 의장인 최치훈 사장이 총괄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김봉영 사장과 김신 사장이 각각 리조트·건설, 패션·상사 부문을 이끄는 구도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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