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에 따르면 간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져 유가와 달러화가 상승하고, 미 국채 금리와 주가는 하락했다. 현지시간(11일) 기준 안전자산 선호로 미달러화가 엔화와 동반 강세를 보이고 금 가격이 전장 대비 1.9% 올랐다. 유가는 석유수출기구(OPEC)의 수요 증가 전망과 공급 차질 우려가 겹치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IT) 가격이 11일 기준 배럴당 4.4% 오른 93.9달러까지 뛰면서 급등했다. JP모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보도 직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브렌트유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95달러를 웃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 국채 금리 역시 10년물, 2년물 모두 11일 기준 전장 대비 0.010%포인트, 0.007%포인트 가량 하락했는데 러시아 침공 임박 소식이 전해진 이후 헤지펀드 등의 숏 커버링 매수세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은행(IB)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이 실제 군사적 침공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유럽 등 세계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 삭스는 천연가스 공급 위축이 생산 차질을 가져와 유럽 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고, 도이치뱅크는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 하면 유럽지역에 단기적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경기 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발(發) 금융시장 리스크가 커지자 청와대에서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주재한 제4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정세 불안이 고조되고 있어 시급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노력을 강화하라. 수출 기업과 현지 진출 기업을 전방위로 지원하고 에너지, 원자재, 곡물 등의 수급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직접적인 메시지도 더했다.
대외경제안보전략 회의 결과가 전해진 뒤 원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한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개입 추정 물량도 나오면서 이날 1200원선에서 상스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7.40원 하락한 1191.10원에 마감해 종가 기준 지난달 18일(1190.10원) 이후 16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