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에 두 번 퇴짜 맞은 추경호…`종부세 절충안`에도 협상 난항

추경호, 박홍근 찾아갔으나 끝내 불발
여야 기재위 간사 특별공재액 `12억원`으로 뜻 모아
다만 공시가액비율 60% vs 80% 이견
  • 등록 2022-08-30 오후 8:40:52

    수정 2022-08-30 오후 8:40:52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 말 납세자들에게 개정된 종합부동산세를 차질 없이 고지하기 위해선 개정안 통과가 9월 초에는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추 부총리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두 번이나 찾았지만 만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정부·여당이 30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그대로 두고 특별공제액을 12억원으로 1억원 올리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전제 조건’을 내걸며 법안 처리는 여전히 교착 상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눈을 만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 부총리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박 원내대표와 한 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박 원내대표실을 방문했으나 박 원내대표가 다른 일정 중을 소화하는 가운데 응하지 않아 결국 만남은 불발됐다.

앞서 추 부총리는 지난 25일에도 종부세 법안과 관련해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부담을 줄여주는 부분에 대해 다시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고자 왔다. 여러 징세 행정 절차와 시간 등을 감안하더라도 8월 말께는 최소한 국회에서 마무리돼야 한다. 그런 점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며 직접 박 원내대표를 찾아와 설득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오후 2시와 3시쯤 박 원내대표를 방문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 추 부총리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종부세 부담을 낮춰주려면 8월 말 때쯤 법안이 마무리돼야 국세청에서 정상적으로 안내 절차도 밟고 납부 고지가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 현행 법체계에서 종부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어서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며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 있으면 조정해서 (법안)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러 왔다”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내달 5일부터 10일까지 종부세 특례 대상자들에게 특례 신청 안내문을 발송한다. 이후 16~30일까지 특례 신청·오류 정정·세액 계산을 거쳐 11월 말 최종 종부세 고지서를 송고한다. 기재부는 국회 차원의 법안 처리가 지연될 시, 행정 절차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시간이 촉박해 일부에게만 고지서를 발송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특례 대상자의 경우 특례 적용이 안 된 상태의 종부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온다는 뜻이다.

추 부총리는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신동근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를 만나 종부세 특례 법안 통과가 꼭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정부·여당은 이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그대로 두고 특별공제액을 현행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당이 수용 의사를 내비치면서 이날 오후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과 야당 간사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박대출 기재위원장 주재로 추가 협상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절충안을 받는 대신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 소위원장직을 야당에게 넘기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역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특별공제액을) 12억으로 올릴 수도 안 올릴 수도 있지만 민주당 측에서 받아들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17대 국회 이후 조세소위원회 위원장을 야당에 맡았던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민주당에서 협상 수단으로 제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국회가 열리는 1일을 고집하는데 사실상 추석 전에만 처리하면 행정 처리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억울한 납세자’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려야만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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