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가디언 "김여정, 北정권 이어받을 김정은 분신"

"스위스서 김정은과 함께 생활…공동운명체 의식 있어"
김여정, 정권 이어받기 어려울 수도
북한 전문가 "北, 남성 우월주의 유교국가"
  • 등록 2020-04-21 오후 3:56:04

    수정 2020-04-21 오후 3:56:12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영국 가디언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주목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20일(현지시간) 가디언은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에게 가장 신임받고 있고, 프로파간다를 이어갈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후계자이자 분신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김 부부장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낸 뒤 국제무대에서 행보를 이어갔다고 소개했다. 김 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지난달 처음 본인 명의의 담화를 내는 모습은 2인자의 자리에 올라선 이의 존재감을 보여준 것이라 평가했다.

이어 “북한 정권의 심장부에 있는 인물”이라며 “스위스 베른에서 학교를 다니던 1989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김정은과 한집에서 살았다”고 김 부부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을 인용해 “두 사람은 모두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하며, 사실상 함께 망명 중이었다”며 “공동운명체라는 엄청난 의식이 생겨났을 것”라고 전했다.

지난달 김여정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라는 담화를 공개했다. 이를 두고 매체는 김여정 이름으로 나온 첫 담화는 북한 내에서 공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캐나다 시드니 국제경영대학 교수도 “김여정은 김 위원장의 숙청 과정이나 군사 작전에 밀접한 영향력은 없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국내외 활동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신뢰받는 정치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신뢰하는 동맹은 아니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화여대 국제학부 리프-에릭 이즐리 교수는 “김 위원장에 무슨 일이 생겨도 김여정이 북한 정상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의견을 내놨다. 그는 “김여정은 김 위원장의 정치 체제를 보다 매끄럽게 만들고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일 뿐 정책결정자 자리로 가지 못할 것”라고 했다. 시드니 국제경영대학 북한 전문 레오니드 페트로프 교수도 “김여정의 김정은에 대한 영향력은 크다. 김정은의 대내외적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신뢰받는 정치인”라면서도 “북한은 서열과 남성 중심의 유교 국가로, 신뢰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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