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수백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해외에서 상습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62)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장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9시간 동안 조사한 뒤 이날 새벽 5시쯤 돌려보냈다.
검찰은 장 회장이 국내외 업체들과 물품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거래 대금을 부풀려 차액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 회장은 또 빼돌린 비자금 가운데 일부를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원정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장 회장은 1990년과 2004년에도 각각 상습 도박과 횡령·배임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검찰은 장 회장을 상대로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는지와 해외원정 도박 의혹 등을 추궁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체로 인정하는 취지였다”며 “조사 내용 검토 단계여서 정확한 액수나 사용처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 회장으로부터 진술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고 추가 소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장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보강 조사를 한 뒤 사전구속영장 청구 등 수사방향을 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