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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광화문 시복식 행사 때문에 그분들이 물리적으로 퇴거당하거나 쫓겨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분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위원장인 강우일(70) 주교가 16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하는 시복미사로 인해 광화문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이 쫓겨나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강 주교는 12일 서울 명동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열린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브리핑에서 “현재 세월호 유가족과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고통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내몰고 시복식을 거행할 순 없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내 상황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강 주교는 “한국이 어떤 상황이고 우리 교회가 어떤 일을 겪고 고민거리가 무엇인지 최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상세하게 알려 드리려고 노력했다”며 “그러나 교황이 느낄 수 있는 이해의 폭은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답했다.
강 주교는 “교황이 우리나라의 여러 문제와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이나 조언을 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가톨릭교회의 수장으로서 오늘날 여러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폭넓게 조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현재 천주교 제주교구 제3대 교구장으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세례명은 베드로. 1984년과 198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당시에도 교황 방한 일정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