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실종 대학생’ 父 "아들 머리 상처 2개…사인 밝혀야"…내일 부검

엿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서울성모병원서 검안
"사인 밝히기 위해 부검…범인 있다면 잡혔으면"
"아들 잘못이라면 그곳에서 술을 덜 마셨으면"
  • 등록 2021-04-30 오후 9:13:29

    수정 2021-04-30 오후 9:13:2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한밤중 잠이 든 뒤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가 “아들이 숨진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손씨의 아버지 손현(50)씨는 30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조금 전 검안을 마쳤는데, 머리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길이로 상처가 2개 나 있었다”며 “날카로운 것으로 베인 것처럼 굵고 깊었다”고 말했다.

검안 결과 실종 추정 시각과 물에 빠진 시각이 대략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후두부의 상처가 생긴 시점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망 원인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해 부검을 요청했다”며 “범인이 있다면 잡혔으면 좋겠고, 만약 정민이가 잘못한 거라면 아이 죽음을 계기로 사람들이 그곳에서 술을 덜 마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얼굴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표정도 힘들지 않아 다행이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폐쇄회로(CC)TV든 위치추적 시스템이든 미흡한 점들은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씨의 부검은 오는 5월 1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 ‘실종된 아들을 찾아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민표 기자)
손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실종 장소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발견됐다. 실종된 장소인 수상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검정 물체가 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민간구조사의 구조견이 확인했고, 경찰이 손씨의 시신인 것을 파악한 후 오후 4시 30분쯤 인양했다. 실종 당시 입었던 흰색·회색·검은색 모양이 있는 긴 팔 셔츠와 검정 바지 등 옷을 그대로 입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한 대학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생인 손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현장에서 동성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친구는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깨 귀가했다. 친구는 “보이지 않아 집에 간 줄 알고 귀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가 손씨의 휴대전화를 실수로 소지한 채 귀가했고, 친구의 휴대전화 위치는 실종 장소 주변으로 파악됐다. 손씨가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인 지난 25일 오전 6시 30분쯤 기지국과 연결이 끊긴 뒤 꺼졌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하고 헬기·드론 등을 동원해 엿새 동안 집중 수색을 벌였다.

손씨의 가족들은 실종 이후 그를 찾는 전단지 1500여개를 인쇄해 공원 아파트 등에 배포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찾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손씨가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댓글이 5000여개가 넘게 달렸다. 손씨가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아들을 찾는 글을 올린 아버지 손씨의 블로그에는 추모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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