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시기 '변수'…신규면세점 도전 기업 복잡해진 '셈법'

롯데·SK는 사업자 공고 시기에 관심…자신감 있지만 변수도 있어
현대百 신규 3개 이상 원해…이랜드, 재무구조 개선작업 완료해야
  • 등록 2016-04-28 오후 4:27:18

    수정 2016-04-28 오후 5:12:49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관세청이 29일 시내면세점 추가 여부를 발표하는 가운데 신규로 몇 곳을 내줄지, 특허 공고를 언제쯤 낼 것인지를 놓고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숫자와 시기에 따라 신규 면세점 특허를 따내려는 기업들이 헤아려야 할 변수가 많아서다.

지난해 말 특허를 잃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034730)워커힐면세점은 재도전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고, 현대백화점(069960)과 이랜드는 신규 특허 숫자·시기에 따라 의사결정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왼쪽)과 SK워커힐면세점/사진 각사 제공
◇롯데·SK, 신규 1곳이라도 경쟁 참여…시기 빠를수록 좋아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001740)는 신규 특허가 단 1곳만 허용되더라도 시내면세점 경쟁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30일과 5월 16일 각각 문을 닫아야 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면세점의 존폐가 걸린 일이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는 건 관세청의 신규 사업자 특허 공고가 얼마나 빨리 나오는 지다.

지난해 경쟁입찰을 기준으로 관세청 공고가 난 후 4개월 동안 사업자 신청을 받고 사업제안서가 제출되면 정부는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어 68일 이내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이 경우 약 6개월의 기간이 걸리는데 롯데·SK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공고가 나야 영업 종료 후 재개일이 빨라진다. 특허 취득을 염두에 둔 계산이다.

롯데와 SK는 대외적으로 신규 특허 숫자와 시기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면세시장은 기획재정부·관세청 등 정책당국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는데 개별 기업이 정부 발표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입장을 밝히는 게 부담스러워서다. 다만 두 기업 모두 특허 개수보다는 공고 시기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이랜드, 각각 특허 개수와 시기에 관심

현대백화점과 이랜드는 모두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에 관심을 갖고 있고 있지만 미세하게 보면 관심사가 다르다. 현대백화점이 관심을 두는 건 신규 시내면세점 숫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6일 관세청의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 이후 입장자료에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은 최소 4개 이상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신규 숫자가 2개 이하가 되면 롯데와 SK가 특허를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시장 매출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강자다. SK워커힐면세점은 20년이 넘는 면세사업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랜 유통산업 경험에도 면세사업에서는 도전자 입장이다.

이랜드는 사업자 공고가 늦게 나는 게 좋다. 이랜드는 현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킴스클럽과 뉴코아강남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해 7월 시내면세점 경쟁입찰에서 현대백화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규 개수가 2곳 이하여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완료돼야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다.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면세점을 개점하거나 개점을 앞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 하나투어(039130), HDC신라, 신세계, 두산(000150) 등 5곳의 신규 업체는 사업정착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롯데·SK도 안심은 금물…변수 촉각

롯데와 SK의 실지 회복이 거론되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롯데는 내달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할 예정인 환율 담합 사건에서 혐의를 자진신고해 과징금을 감면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신규 특허와 직접 연관된 건 아니지만 상도의(商道義) 문제가 불거지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 롯데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피해자들에게 공식사과하며 피해보상을 약속한 이후 여론의 흐름이 어떻게 흐를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신원 회장이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최 회장의 의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달 초 임직원들과의 상견례에서 “회사를 반석 위에 올리겠다”고 선언했는데 정확한 의중은 정부의 정책발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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