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자청한` 이재용, 급한 불 끈 삼성엔지니어링

1.2조 규모 유증 결정에도 주가 급등
이재용 부회장 "실권주 최대 3000억 참여"
대주주 참여에 유증 성공+사업 정상화 기대↑
  • 등록 2015-12-08 오후 3:39:43

    수정 2015-12-08 오후 6:05:52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삼성그룹내에서 ‘미운 오리새끼’ 신세였던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그간의 우려를 씻고 급반등에 성공했다.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실권주가 발생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밝히자 삼성엔지니어링은 물론 주주인 관계사 주가까지 덩달아 올랐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은 전거래일대비 13.98%(1950원) 오른 1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만7850원까지 오르며 가격제한폭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7일 지금 발행된 주식 수 대비 3.7배에 이르는 주식을 발행,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은 이보다 이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을 뒀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주주가 아니었지만 이번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나오면 최대 3000억원을 들여 일반공모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1조2012억원을 마련하는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간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우려만큼 이 부회장의 구원투수 등판의 의미는 컸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로써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잠식으로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 3분기 순손실 규모가 1조3342억원에 이르렀다. 삼성그룹이 부진한 건설부문을 매각할 수 있다는 루머까지 제기됐다.

단위 : 백만원, 자료 : S&P캐피탈IQ


이렇다보니 삼성SDI(006400) 등의 주가도 오름세였다. 삼성SDI와 삼성물산, 삼성화재 등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각각 13.1%, 7.81%, 1.09% 보유했다. 삼성SDI는 주요 주주로서 실권주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걱정이 제기됐지만 이번 이 부회장 참여가 이를 불식시켰다.

향후 삼성엔지니어링의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물산이 집중하는 사업인 바이오로직스 플랜트 공사를 맡는 등 그룹 내 중요한 역할에 있다”며 “최근 에틸렌 옥사이드(EO)·글리콜(EG) 등 고부가가치 상품군에 집중하는 등 현안 프로젝트가 남긴 했지만 관계사 수주 비중이 늘어 돌발변수가 줄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증자로 재무 안정성이 나아지더라도 주당 가치가 크게 희석될 것”이라며 “플랜트시장이 위축돼 빠르게 영업이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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