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CEO "장기 경쟁력 확보 위해 인력 구조조정 필요"(종합)

노동유연성 확보 통해 장기 경쟁력 확보해야
노사갈등 전면돌파 의지로 해석
시중은행의 RG발급 거부 문제도 큰 화두로
  • 등록 2016-06-29 오후 4:19:27

    수정 2016-06-29 오후 4:35:47

박대영(왼쪽부터) 삼성중공업 사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주형환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최선 기자]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노동유연성 확보를 통해 조선 산업이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CEO들은 노동조합과 노동자협의회의 파업 움직임과 관련해 일제히 우려감을 표명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009540)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042660)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010140) 사장은 29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조선산업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주 장관은 “우리 조선산업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산업 체질 강화와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 3사 CEO들도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시장 논리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노사갈등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수주절벽에 다다른 상황에서 일감이 부족하면 인력을 줄이는 수순이 당연하다는 얘기다. 조선 3사는 이달 초 10조원대 자구안을 확정하고 임금반납, 인력감축,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추진 중이다.

권오갑 사장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뜻을 분명히했다. 권 사장은 “아버지가 100만원을 벌다가 60만원을 벌면 거기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며 “(자식은) 아버지가 사장이었을 때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빗대 표현했다. 임금 감축에 대한 노조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는 차원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대영 사장과 정성립 사장도 기존 계획대로 인력 구조조정건비 절감에 나서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사장은 “노협이 파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득이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 사장도 “(파업 돌입 가능성 제기는) 노조가 항상 하는 얘기다. 노조들도 회사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조선 3사 CEO들은 구조조정 상황에 따라 건조 능력의 적정성을 되찾고 주력 선종으로 차별화·전문화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대우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선박, 현대중공업은 스마트십, 삼성중공업은 부유식LNG(FLNG) 선박 등을 주요 무기로 갖고 있다. 또한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은 특수선 사업부문에서 해군에 납품되는 방위산업 관련 선박도 건조 가능하다.

금융권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과 관련한 성토도 이어졌다. RG는 선주가 주문한 선박이 제대로 인도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금융기관이 보증을 서주는 보증보험의 일종이다.

한 CEO는 “금융업계에서는 금융논리만 갖고 판단을 하니까 RG발급이 거부되는 상황이 있는데 무조건 이렇게 틀어막기만 하면 어떡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발급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7일 SK E&S와 18만㎥급 멤브레인형 LNG선 2척을 건조하기로 계약했지만 RG가 발급되지 않아 난감한 처지에 빠진 바 있다. 이후 20여일이 지난 후에야 하나은행과 수출입은행은 RG 발급을 결정했다.

대우조선 역시 올해 첫 수주로 그리스 선주로부터 LNG선 2척, 초대형 탱커 2척을 수주했지만 RG 발급까지 약 일주일의 시간이 걸렸다. 호황이었을 때는 1~2일이면 가능했던 RG 발급이 시중은행들의 부정적인 기조로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산업부 측은 저가 수주 등 불공정한 계약 방지를 위해 해양정보 금융센터를 통한 사전검증 절차를 거친 후 RG를 발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한편 이들 CEO들은 국내 해운선사와 해양수산부 등과 연계해 군함, 여객선, 관공선 등 국내 조선 신조시장을 활성화해 자체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정부에 요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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