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한항공은 S-Oil 지분과 항공기 13대, 부동산 등을 매각해 3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강도 구조조정이다.
먼저 대한항공의 자구계획안은 한진해운의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의 지원으로 내년 당장 4000억원의 회사채 만기부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화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면한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 자구 노력으로 채권단과 그룹사의 지원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한진해운의 실적이 단시간 내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문제다. 해운업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해운사들의 대형화, 네트워크 구축으로 국내 해운사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경쟁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장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자구계획안 실행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S-Oil 지분 매각을 제외하고는 항공기나 부동산은 빠른 시일 내 매각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한진해운의 자금지원으로 재무부담이 심화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신규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크레디트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은 “항공기 투자는 고객만족과 연료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계획대로 할 예정으로 연간 10대 정도 도입하고 있다“면서 ”호텔 투자 등 기타 부동산 투자도 변한 것 없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 업계는 대한항공의 계획과는 달리 비영업사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또 다른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구조적으로 한진해운의 재무리스크가 대한항공으로 이전되는 상황“이라면서 ”LA호텔 건립이나 인사동 호텔 부지 매각 등 비영업 자산 매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