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결국은 에너지 자립이 해답

  • 등록 2015-02-03 오후 5:30:00

    수정 2015-02-03 오후 5:30:00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국왕이 타계하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계획된 인도 방문 일정을 줄이면서까지 초호화 조문단을 이끌고 급히 사우디로 날아갔다. 서방 정상 대부분이 참여했던 샤를리 에브도 테러 규탄 집회 당시 존 케리 국무장관만 달랑 보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사우디가 그만큼 미국에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사우디를 주축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셰일가스 혁명을 등에 업은 미국간 에너지 패권 경쟁으로 현재 국제유가는 지난 여름 최고치에서 60% 이상 폭락했다. 사우디는 석유 수출 수익이 재정수입의 80% 이상이다. 단순히 계산해도 유가 하락만으로 국고가 반토막난 상황인 셈이다.

OPEC이 공급량을 줄이면서 석유 가격이 폭등한 1, 2차 오일 쇼크 이후 미국은 에너지 자립에 칼을 갈았다. 셰일가스가 그 결실 중 하나다. 그런데 과연 에너지 패권다툼에서 승리하고 사우디를 무릎 꿇리는 것이 미국이 진정 원하는 것일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중동 정세에서는 튼튼한 재정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사우디가 미국 국익에 훨씬 부합하기 때문이다.

사우디가 남쪽으로 국경을 접한 예멘은 세계 각종 테러집단의 근거지다. 사우디 북쪽의 이라크와 그 옆 시리아는 서방에서 연쇄 테러를 일으키고 납치살해를 저지르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궁극적으로 자신들의 왕국인 이슬람국가(IS)를 건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곳이다.

사우디는 작년 미국이 IS를 공격할 당시 최측근 동맹이었으며 여전히 IS격퇴와 중동 정세 안정에 없어서는 안되는 우군이다. 결국 유가는 미국과 사우디가 체면을 구기지 않는 수준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금의 파동이 끝난 이후에도 글로벌 에너지 패권자들의 필요에 따라 유가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

문제는 국제유가 형성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는 한국같은 에너지 수입 의존국들이다. 유가 변동에 따라 물가가 출렁이는 등 국가 경제가 휘청인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구미에 맞는 에너지 전략도 바뀌면서 일관성있는 대책이 없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수십조원의 자원외교 혈세 낭비 논란도 결국은 에너지 의존국의 씁쓸한 뒷모습이다.

정답은 이미 알고 있다. 미국처럼 기술발전으로 과거에는 접근하지 못했던 자원을 발굴해내거나 대체 에너지 개발 등으로 점진적으로 에너지 자립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도자가 명확한 장기 청사진을 제시하고 치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국력 투입이 필요하다. 이번 유가 파동이 에너지 전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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