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에 정치권 충격…과거 박근혜·송영길 등 수난사

이재명, 부산 일정 중 괴한에 피습…서울대병원서 수술
과거 박근혜 커터칼·송영길 망치 피습 등 유세 중 사고
  • 등록 2024-01-02 오후 4:58:38

    수정 2024-01-02 오후 5:00:09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일정 중에 정체불명의 60대 남성에게 피습을 당해 정치권에 큰 충격을 준 가운데 과거 정치인에게 벌어진 ‘묻지마 범행’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과거 여야 당 대표나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전국 단위 선거 유세에서 괴한 피습에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다만 해당 사건 이후에 선거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줬던 사례도 있다.

지난 2006년 5월 20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서울 신촌의 현대백화점 앞에서 지 모씨(당시 50세)가 휘두른 커터칼에 피습됐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5·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이 사고로 박 전 대통령은 우측 뺨에 무려 11Cm의 자창을 입혔다. 당시 유명한 일화는 박 전 대통령이 입원 도중 측근들에게 “대전은요?”라고 물었던 것이다. 해당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한나라당에게 열세이던 판세가 뒤집히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2022년 3월 7일 오전 신촌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던 중 69세 노인에게 망치로 수차례 맞는 테러를 당했다. 해당 범인은 극우 성향의 정치 유튜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송 전 대표는 응급 수술 이후 유세에 나서는 투혼을 펼쳤지만 결국 민주당은 선거에서 패배해 박 전 대통령 사례와 같이 파급력은 크지 않았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유세를 하던도중 한 남성에게 망치로 머리를 가격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뉴스1)
주한 미국대사가 피습을 당해 외교 문제로 비화될 뻔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15년 3월 5일엔 주한 미국대사 마크 리퍼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조찬 행사에서 50대 남성에게 과도로 피습당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으로 리퍼트 대사는 얼굴에 길이 11cm, 깊이 3cm에 이르는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동안 흉기 피습은 아니더라도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태는 끊이지 않았다. 2018년 5월 5일 김성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에 지지자를 자처하며 다가온 30대 남성 김모씨로부터 주먹으로 턱을 가격당했다. 그로부터 열흘 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 제2공항 건설 문제 관련 토론회 중에 지역 주민으로부터 얼굴과 팔 등을 폭행당하는 일도 있었다.

민주화 이전 군부정권 시절로 돌아가면 목숨을 노린 정치 테러 사례도 발생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민당 원내총무로서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 반대 투쟁을 주도하던 1969년 6월 20일 상도동 자택 인근에서 질산(초산) 테러를 당했다. 다행히 괴한들이 뿌린 질산이 자동차 창문에 던져져 김 전 대통령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유신 반대 운동을 벌이던 1973년 8월 8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됐다. 김 전 대통령은 동해상으로 끌려가 살해당할 뻔했지만 결국 5일 만에 풀려났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사고 이후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은 뒤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대표는 출혈은 이번 사건으로 출혈은 상당했지만 의식은 잃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대표는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수술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방문해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둘러본 뒤 흉기 피습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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