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국내 대표적 LED(발광다이오드) 조명기업 A사는 내년 인력 채용계획이 없다. 결원이 생길 경우에만 일부 경력직에 한해 충원하고 신입사원 채용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A사 관계자는 “기업실적이 악화돼 투자 여력이 낮아졌다”며 “내년 경영환경도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인력 충원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제조업체 B사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채용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수시채용을 통해 충원작업을 하고 있다”며 “신입직원 채용이 드문 회사 시스템상 결원이 발생하지 않으면 내년 채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에는 취업난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277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2017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제환경’에 따르면 내년 채용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기업이 81.9%에 달했다.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약 8곳이 채용을 주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불과 18.1%에 그쳐 지난해(21.3%)보다 3.2%포인트 낮아졌다.
국내 고용시장의 절대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채용전망이 흐려지면서 내년 취업전선에 빨간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채용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 2014년 전년대비 근로자 증가인원(61만7885명)의 98.1%인 60만6042명이 중소기업을 통해 발생했다. 이를 내년 채용계획 감소에 적용하면 14.2%(약 8만5000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고용창출을 할 수 있는 서비스업과 건설업종의 중소기업 가운데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12.4%, 13.5%에 그쳐 취업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을 하면서 설비·채용 등 투자 관련 부분은 심리적 영향이 매우 크다”며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고용·설비투자를 선뜻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월 진행한 중기·벤처업계 합동 채용박람회 규모를 내년에는 확대해 청년 일자리 해소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자료= 중소기업중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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