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엘리엇 '법적 공방'에 반격.."미래불확실성이 합병근거"

삼성물산 "건설업종 PBR 낮아..건설경기 침체·업황 회복 불투명"
오는 19일 첫 심문기일..내달 17일 임시주총 지분대결 앞두고 '주목'
  • 등록 2015-06-10 오후 4:28:14

    수정 2015-06-10 오후 8:39:42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028260)의 합병을 둘러싼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다툼이 법적 공방으로 번지면서 삼성물산측이 처음으로 반격에 나섰다. 내달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 대결 양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합병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삼성물산(000830)은 10일 주가가 낮은 시점을 고의로 선택해 합병 비율을 불리하게 결정했다는 엘리엇 측의 주장과 관련해 “대형 건설업계의 공통된 미래 불확실성이 합병 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는 내용의 데이터를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구체적인 주가·자산 지표를 내세워 엘리엇 측의 주장을 반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엘리엇은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며 불법적이라고 믿는 데 변함이 없다”며 “합병안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과 이사진에 대한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서울중앙지법에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첫 심문기일은 19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엘리엇의 공방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합병비율’이라고 보고 있다. 엘리엇측은 기준 시가에 따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1대 0.35로 책정됐지만 삼성물산 주주들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자산이 각각 9조5110억원, 29조5060억원으로 삼성물산이 3배 이상 많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측은 주가가 최저점인 시점을 택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에 미달한 것은 지난 수년간 건설 경기 침체와 업황 회복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따른 주가 하락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PBR은 삼성물산이 0.67배이고 GS건설(006360) 0.61배, 현대건설(000720) 0.81배, 대림산업(000210) 0.50배다. 대형건설사 대다수가 PBR이 1에 미치지 못하는 극도의 업황 부진 상황에 빠져있다는 설명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눠 주가와 주당 순자산(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 합계)을 비교하는 지표다. PBR이 0.67배라면 회사가 망했을 때 1000원을 받을 수 있는 주식이 670원에 매매된다는 의미로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소리다.

삼성물산은 “미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내고 효율을 제고해 회사 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주들을 위해 더 바람직한 것이라고 판단해 합병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기 때문에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엘리엇이 가처분 승소 여부와 상관없이 향후 국내외에서 소송 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총회에서 합병이 성사돼도 엘리엇이 우호 세력을 동원해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엘리엇이 이사 해임안과 중간 배당,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 매각을 요구하거나 합병 주주총회 이후 다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내면 주주총회 결과와 관계없이 삼성에 큰 시련이 생기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과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 등 경영진도 합병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우호 지분 결집과 법적 절차 검토 등의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날 삼성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김봉영 제일모직 리조트·건설 부문 사장은 엘리엇의 공세에 “잘 대응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엘리엇에 대해 “주주 가치 제고라고는 하지만 목표가 다른 것 같다”면서도 “장기투자자라고 한다면 어느 게 진정한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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