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이날 고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추모 사진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로 사업이 잘 돼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현 현대그룹 회장은 행사 마지막에 서로 악수를 건네며 화해의 가능성이 열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정 회장이 행사 마지막에 현대상선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힘으로써, 두 그룹 간의 화해가 단기간 내 이뤄지긴 힘들 것이란 해석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정 회장과 현 회장의 현대건설 인수전 이후 첫 대면에서 화해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일부의 예측과 달리, 현대상선 지분을 두고 여전히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 정 회장 '악수는 건냈지만, 형식적인 제스쳐일 뿐'
정 회장과 현 회장의 화해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린 배경에는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문제가 깔려있다. 현대건설(000720)이 보유한 7.75%의 지분이 현대상선 경영권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
정 회장과 현 회장의 긴장감은 추모 사진전 내내 감지됐다. 정몽구 회장이 주빈으로 고 정주영 회장의 추모 사진전을 돌아본 시간은 35분여. 정 회장과 현 회장은 이 시간 내내 서로 열 발자국 남짓 떨어져 걸으며 한 공간에 있을 뿐 직접적인 대면은 없었다.
정 회장은 행사 마지막에 현 회장에게 "악수나 한번 하자"며 침묵을 깼지만, 결국 현대상선 지분을 넘길 의사가 없음을 밝힘으로써 최소한 당장은 화해가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 현대상선 안 넘기면, 현대그룹 어떻게 되나
현대차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계속 보유할 뜻을 내비치면서 현대그룹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정은 회장 등 특별관계자는 현대상선 지분 35.83%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범 현대가는 29.4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상태. 만약 현대건설이 보유한 지분을 합치면 범 현대가 지분은 37.14%로 현정은 회장 지분을 뛰어넘는다.
물론 현대상선은 여러 차례의 경영권 위협을 거치며 경영권 안전장치를 확보해놓은 상황. 하지만 범 현대가의 보유 지분이 워낙 많아 잠재적 불안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 홍보실은 정 회장의 발언에 대해 "현재 잔금 지불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분 처분에 대해 논의할 때는 아니고, 앞으로 현대상선의 지분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몽구 회장의 발언으로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경영권 논쟁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일단 정 회장의 발언과 관련 진위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일단 구두로 전한 발언이기 때문에 사실 여부부터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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