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원·달러 환율이 크게 내렸다. 환율은 장중 급락해 9개월여 만에 1210원대로 진입하기도 하는 등 달러화 약세 흐름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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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31.3원)보다 11.0원 내린 1220.3원에 거래를 마치며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종가 기준 최저치는 지난해 4월7일(1219.1원) 이후 최저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3원 내린 1220.0원에 개장했다. 개장 이후 1216.4원까지 내리며 저가 기준 지난해 4월5일(1210.4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1220원을 밑돌았던 환율은 장 마감 직전 1220원대로 올라 마감했다.
‘베이비스텝(25bp 인상)’을 밟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른 달러화 약세 흐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새벽 나온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4.5~4.75%로 결정했다.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12월에 이어 추가로 금리 인상 폭을 낮췄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FOMC 결과 시장이 듣고 싶은 얘기만 해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시장 분위기를 해치는 발언이 나올 수 있었지만, 매파적인(긴축 선호) 색채는 대부분 빼고 금리 인상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달러 약세를 동반해 주가는 상승하는 전형적인 패턴이 나온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번 정도 추가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처음으로 인플레이션 완화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상품 가격에서 이를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 2일 환율 흐름.(자료=서울외국환중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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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일 오전 2시께(현지시간) 101.01을 기록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한때 10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4월21일(100.58) 이후 9개월여 만이다. 달러·엔 환율은 128엔선, 달러·위안 환율은 6.71위안에서 거래되고 있다.
3개 뉴욕지수 선물은 혼조세이다. 나스닥 선물지수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선물지수는 각각 0.93%, 0.31% 오르고 있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선물지수는 0.17% 내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수세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5556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8%, 19.08포인트 오른 2468.8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 120억73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