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김씨 유족과 빈소 자원봉사자들에 따르면 주옥순 대표 등 엄마부대 회원 5명은 이날 오후 6시30분께 광진구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나타났다.
김씨 이모는 “웬 아주머니들이 다짜고짜 분향소로 들어가더니 휴대전화로 애 엄마·아빠와 분향소 사진을 찍었다”면서 “‘뭐 하는 거냐’고 했더니 ‘애가 예쁘고 안타까운데 얼굴을 널리 알리면 좋지 않으냐’더라”고 전했다.
이모가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구하자 엄마부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서 알리면 좋은데 왜 못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20여분간 유족과 봉사자들을 상대로 승강이를 벌이다 마지못해 사진을 삭제하고 돌아갔다.
이들은 자원봉사자에게 “세월호처럼 키우려고 하는 거냐”고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사고 현장인 구의역 내선순환 9-4번 승강장 근처에서 이날 “서울메트로를 관리하지 못한 박 시장 탓”, “박원순이 사고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등 박 시장 비방 문구를 적은 포스트잇이 다수 발견됐다.
9-4번 승강장 주변 포스트잇은 600여장(서울메트로 추산)을 넘어 8-4번부터 10-2번 승강장 주변까지 가득 메우고 있다. 저녁 시간이 되자 근무나 수업을 마친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고인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인지 승강장에는 과자, 빵, 음료 등 먹을거리도 수북이 쌓였다.
사고 다음날이 생일이었던 고인을 뒤늦게나마 축하하는 생일 케이크들과 고깔모자도 눈에 띄었다.
추모 포스트잇이 3천장 가까이 붙은 대합실 추모공간에서는 자원 봉사자들이 넘쳐 흐르는 포스트잇을 빈 벽으로 옮겨 붙이는 등 정리에 바빴다.
전날에 이어 서울청년네트워크 등 청년단체 주도로 이뤄진 야간 추모행진에는 시민 50여명이 참석했다.
고인의 모친은 이날도 장례식장 입구까지 마중을 나와 시민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큰절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