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눈]SNS, 수확 체증의 법칙을 증명하다

  • 등록 2013-11-11 오후 7:14:11

    수정 2013-11-11 오후 7:14:11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최근 구글, 야후, 페이스북, 링크드인, 텐센트, 시나, 네이버 등 국내외 인터넷 기업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돌파하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일반 인터넷 기업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밸류에이션(Valuation)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이런 현상을 ‘SNS 버블’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SNS 비즈니스의 특성을 고려하면 지금처럼 높은 PER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본다.

SNS는 노동력 투입을 늘리면 산출물 증가율이 떨어지는 고전 경제학 이론인 이른바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산업이 아니다. 오히려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산업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등 세계적인 SNS는 가입자 수가 늘수록 매출액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가입자 증가율 이상으로 매출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페이스북은 지난 3년간 가입자 수가 2.7배 늘어날 때 매출액은 5.3배 증가했다. 트위터도 지난 2년간 가입자 수가 3.4배 증가할 때 매출액은 9.4배, 링크드인은 지난 3년간 가입자 수가 2.5배 증가할 때 매출액은 4.4배 늘었다. 이 때문에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일반 기업보다 SNS 기업이 훨씬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은 논리적으로 옳다고 볼 수 있다.

또 SNS가 가진 빅데이터(Big data)의 가치도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데 한몫한다. 인류 탄생 이후 2003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생성된 정보의 양은 5엑사바이트(exabyte)인데 비해, 2011년에만 1.8제타바이트(zettabyte·exabyte의 1000배) 정보가 축적됐고 2015년에는 7.9zettabyte의 정보가 생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급증하는 정보에서 약 90%가 실시간 메시지, 결제정보, 위치정보, 멀티미디어 정보 등 비정형 데이터란 점이다.

이런 빅데이터는 소비자 행동과 시장 변동을 예측하는 데 활용,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원가절감, 제품 차별화 등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 전반의 생산력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비정형 빅데이터를 축적하는 SNS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오를 수 있을 것이다.

SNS 가치를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네이버(035420)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게임부문을 분리한 8월 말 이후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 주가 상승의 촉매제는 세계적인 SNS로 급성장하는 ‘라인(LINE)’이다. 라인은 메신저 기반으로 전 세계 SNS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입자가 늘고 있다. 11월 현재 가입자 수만 2억 8000명에 달하고 내년 말에는 5억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 모델도 초기 스티커 판매, 모바일 게임 플랫폼 사업에서 현재는 광고수익 모델, 전자상거래(e-Commerce)까지 넓히고 있고 늘어나는 가입자에 맞게 수익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역시 올해 실적 기준 PER이 49배로 고평가 논란이 있는 종목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SNS만의 수확체증의 법칙과 빅데이터 가치를 고려하면 오히려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계속 오를 수 있다. 우리나라 내수 업체에서 라인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변하고 있는 네이버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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