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공 나선 야권..새누리당 ‘압박’
31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이날 국회 본청 의원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원구성 협상 지연 시 국회의장단을 선거할 때 자율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 원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1당을 만들어서 (국회의장직)을 가지고 쉽다는 등 몽니를 부리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는 합의·조율해야 하는 것이지만 새누리당이 민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회의에서 자율투표를 할 수도 있다. 원래 국회법은 자율투표로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장직을 둘러싼 더민주와 새누리당간의 갈등이 재개되면서 원구성 협상 일정이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야당이 힘을 합쳐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이번 4·16 총선 민의를 받아들여 제1당인 더민주가 의장직을 가져가는 데에 동의했다가 최근 입장을 바꿨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의장직을 양보해선 안된다는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주장이 제기됐고 이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국회의장직을 포기한 적은 없다”며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우리는 국회의장직을 포기할 수 없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단은 무기명 투표를 통한 재적의원 과반수 득표로 선출되지만, 그동안 국회는 관례적으로 원내 제1당에서 추대한 국회의장 후보를 본회의 표결로 확정지어왔다.
의장단 선출이 자율투표로 진행될 경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더민주 의석수는 123석, 새누리당은 122석으로 원내 제1당과 2당은 1석 차이에 불과하다. 38석인 국민의당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의장단 선출이 판가름난다.
김관영 국민의당 수석부대표는 전화통화에서 “국민의당 역할이 중요해졌으니깐 좀 고민해봐야하지 않겠냐”면서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원칙은 있지만 국회의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과거 전례도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의장직을 가져갈 수도 있고, 관례대로 제1당이 의장직을 가져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을 새누리당에 주면 국회법 재의를 할 수 있겠나”라며, 더민주에 무게를 싣는 듯한 발언을 했다.
상임위 재차 논란..법사위 ‘변수’
하지만 또다시 상임위 배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여야 3당은내달 9일까지 상임위 배정을 끝마치기로 했다. 하지만 입법권, 예산안 심의권, 국회 운영과 직결되는 법사위·예결특위·운영위의 경우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 협상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사위만큼은 사수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 왔던 쟁점법안이 번번이 무산됐다. 반면 더민주를 비롯한 야당에서는 국회의장과 상관없이 정부여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8:8:2 배분 합의에 따라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 가지고 있던 10개의 상임위 중 최소 2개는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주요 상임위는 운영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등이다.
여기에 국민의당도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되면서 협상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현재 산업통상자원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 5개 상임위 중 2개를 가져오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