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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차장은 과거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실장, 차장으로 근무하며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등에 개입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법원 내 학술모임을 부당하게 축소하려 한 혐의 등으로 2018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양 전 대법원장의 숙원 사업이던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던 △일제 강제징용 사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처분 사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에 대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를 견제하겠다는 명분으로 헌재 파견 법관을 정보원으로 이용해 동향을 파악하고 심의관을 통해 헌재소장을 비난하는 기사를 대필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임 전 차장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은 수차례의 조사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핵심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다”며 “이 사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은 대부분의 범죄사실 기획·실행에 깊이 관여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은 이같은 검찰의 주장이 ‘신기루 같은 허상’이라고 반박했다. 임 전 차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공소장 곳곳에 난무하는 신기루와 같은 허상과 과도한 상상력에 기인한 주관적 추단보다는, 엄격한 형사법상의 증거법칙에 따라 증명되는 사안의 실체를 파악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다른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사법부 독립이라는 이념이 유명무실하게 됐고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하시켰다”며 “사법행정권을 행사하는 법관이 다시는 이 같은 전처를 밟지 않게 하기 위해 중대한 책무 망각했던 피고인에게 엄중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법농단의 핵심으로 지목돼 대내외적으로 5년이라는 긴 소송 기간 질타의 대상이 됐고, 유죄로 판명된 사실보다 몇 배 많은 혐의를 벗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해야 했던 사회적 형벌을 받았다”며 “또 이 사건 범죄 관련 500여일의 기간 동안 구금돼 있으면서 자신의 과오에 대해 죗값을 일부 치렀다”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