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임종헌, 징역형 집유…“사법부 국민 불신 초래”(상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
檢, 징역 7년 구형…“사법농단 핵심책임자”
1심 징역 2년·집유 3년…法 “사법부 국민 신뢰 저하”
500여일 구금에 소송 5년간 사회적 형벌 등 고려
  • 등록 2024-02-05 오후 3:16:03

    수정 2024-02-05 오후 7:32:32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지난 5년여간 재판을 받아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1부(부장판사 김현순 조승우 방윤섭)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차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기소된 전·현직 사법부 수뇌들 가운데 마지막 피고인에 대한 1심 선고다.

임 전 차장은 과거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실장, 차장으로 근무하며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등에 개입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법원 내 학술모임을 부당하게 축소하려 한 혐의 등으로 2018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양 전 대법원장의 숙원 사업이던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던 △일제 강제징용 사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처분 사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에 대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를 견제하겠다는 명분으로 헌재 파견 법관을 정보원으로 이용해 동향을 파악하고 심의관을 통해 헌재소장을 비난하는 기사를 대필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또 상고법원 정책 도입을 반대하는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법원 내 학술모임을 와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실제로 시행한 혐의를 받는다. 자신의 뜻에 반하는 판사들에 대해 ‘물의 야기 법관’이라는 낙인을 찍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외에도 현금성 예산을 받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조직을 만들어 국가 예산을 허위 명목으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임 전 차장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은 수차례의 조사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핵심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다”며 “이 사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은 대부분의 범죄사실 기획·실행에 깊이 관여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은 이같은 검찰의 주장이 ‘신기루 같은 허상’이라고 반박했다. 임 전 차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공소장 곳곳에 난무하는 신기루와 같은 허상과 과도한 상상력에 기인한 주관적 추단보다는, 엄격한 형사법상의 증거법칙에 따라 증명되는 사안의 실체를 파악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일제 강제징용 사건 등 대다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가운데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소송에서 고용노동부 소송서류 대필해준 혐의, △홍일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형사 재판 전략 대신 세워준 혐의, △통합진보당 지역구 지방의원에 대한 제소 방안 검토 지시한 혐의 등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다른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사법부 독립이라는 이념이 유명무실하게 됐고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하시켰다”며 “사법행정권을 행사하는 법관이 다시는 이 같은 전처를 밟지 않게 하기 위해 중대한 책무 망각했던 피고인에게 엄중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법농단의 핵심으로 지목돼 대내외적으로 5년이라는 긴 소송 기간 질타의 대상이 됐고, 유죄로 판명된 사실보다 몇 배 많은 혐의를 벗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해야 했던 사회적 형벌을 받았다”며 “또 이 사건 범죄 관련 500여일의 기간 동안 구금돼 있으면서 자신의 과오에 대해 죗값을 일부 치렀다”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