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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청문회로 인해 미전실 해체 작업이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고 조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과거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전략기획실 해체와 비슷한 절차를 밟게 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은 그룹 컨트롤타워가 없던 이 시기에 부회장 급의 세대교체 등 인적쇄신을 이뤄냈다. 이는 이 부회장이 향후 인사에서 단행할 것이란 예상되는 그룹 개편과도 맥이 닿아있다.
전략기획실 해체 후 핵심 기능 삼성전자로 이전
8일 삼성과 재계 등에 따르면 현재 미전실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20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조직이 해체되면 임직원들은 일단 삼성전자 등 원 소속 계열사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삼성 특검 당시에도 이건희 회장이 4월 22일 전략기획실 해체를 선언한 이후 70일만인 6월 30일, 공식 해단식을 갖고 임직원들은 각 계열사로 흩어졌다. 당시 전략기획실 인력은 대부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기획과 대외(대관) 부문 등 일부 기능은 삼성물산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도 이관됐지만, 핵심 인력은 모두 삼성전자로 집결했다.
전략기획실을 형식적으로 대체한 조직인 ‘업무지원실’은 14명 규모로 명맥만 유지됐다. 하지만, 기존 전략기획실 산하의 핵심 조직 중 하나였던 ‘신수종사업팀’은 해체 이후 삼성전자로 옮겨 계속 유지됐다. 이 팀은 특검 다음해인 2009년 12월 연말 인사에서 신수종사업단으로 승격됐고 이건희 회장이 2010년 3월 복귀 후 그해 11월 미전실로 탈바꿈했다. 사업단의 단장이었던 김순택 부회장은 미전실 초대 실장을 맡았다. 당시 전략기획실은 겉으로 보이는 조직은 사라졌지만, 대부분 기능은 삼성전자로 이관돼 유지됐던 셈이다.
‘사장단회의’ 그룹 의결기구…산하에 ‘투자·브랜드·인사’ 3大 협의체
내년에 미전실이 실제 해체되면 현재 수요일마다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리고 있는 사장단회의는 그룹의 새로운 의사결정기구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 삼성 특검 당시에도 전략기획실이 공식 해단식을 가진 직후인 그해 7월 2일 열린 사장단회의부터 의장이었던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그룹 의사결정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장단협의체 산하에는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 등 비상설 기구를 신설해 전체 의사결정을 조율하도록 했다.
투자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이윤우 부회장이 맡았고 초대 미전실장을 역임하게 되는 김순택 부회장(당시 사장) 등이 위원회에 포함됐다. 또 브랜드관리위원회는 전략기획실 출신인 이순동 사장이 위원장을 담당했고 최지성 부회장(당시 사장) 등이 참여했다. 여기에 삼성 특검 다음해인 2009년 1월 정기인사를 위해 ‘인사위원회’가 추가돼 공식적으로는 미전실 부활 전까지 이들 3개 위원회가 그룹 의사결정을 총괄했다.
전략기획실 출신 차세대 임원들은 오히려 힘을 키웠다. 현재 미전실 차장인 장충기 사장은 전략기획실 해체 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2009년 1월 인사에서 3대 위원회 중 하나인 브랜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올라섰다. 또 이번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섰던 김종중 미전실 전략팀장(사장)도 전략기획실을 형식적으로 대체한 업무지원실장(전무)으로 있다가 같은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미전실 해체 발언은 과거 특검 사례를 비춰볼 때 대대적 조직 개편과 세대 교체의 신호탄으로 봐야한다”며 “확실한 명분이 생긴만큼 어떤 식으로든 이재용식(式) 삼성의 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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