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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와의 만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국민들의 일시적인 어려움은 그걸 잘 극복하면 자기 발전의 중요한 자산이 되지만, 자기 혼자 어떻게 할 수 없는 지속적인 어려움을 국가가 외면해서는 실질적인 국민통합을 이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가계부채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청년을 비롯해 장애인, 이주민 문제 등을 거론한 윤 대통령은 “삶이 어려울 때, 국가에서 또는 좀 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그 어려움을 함께 도와주고 완전한 자유인으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연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가상승 등 민생 위기 상황에서 보다 낮은 자세로 국민에 다가가 귀를 기울이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라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통합위원회의 활동과 정책 제언들은 저한테도 많은 통찰을 줬다고 확신한다”면서도 “다만 그것이 얼마나 정책 집행으로 이어졌는지는 저와 우리 내각에서 좀 많이 돌이켜보고 반성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두 전 정부를 향한 반성이었다. 이번 정부가 반성하겠다는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겸허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 자세로 변화 모습 보여
특히 발언 시기가 보궐선거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유독 눈길을 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윤 대통령이 반성을 언급한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치에서는 ‘민심은 천심이다. 그리고 국민은 왕이다’라고 늘 새기고 받드는 지점이 있다. 이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간 일부 공식행사에서 이념 관련 발언을 쏟아냈고, 특히 지난해에는 총파업에 나선 화물연대를 향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등 다소 강경한 모습을 보여온 윤 대통령이 겸허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의 자세로 변화와 쇄신을 모색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민생 행보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이 일련의 메시지에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며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본격적인 총선 정국을 앞두고 김한길 국민통합위 위원장의 역할론이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통합위 자체가 사회 갈등과 분열, 민생 위기를 해결할 대안을 만드는 기구인 만큼 그 수장을 맡은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