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퀄컴 보유한 팬택 지분 '휴지조각'…"쿨하게 잊는다"

법정관리로 자금 회수 힘들어져, 부품 공급도 차질
  • 등록 2014-08-12 오후 3:51:39

    수정 2014-08-12 오후 3:55:21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팬택이 결국 법정관리를 선택하면서 그동안 팬택의 회생을 지원했던 삼성전자(005930)와 퀄컴의 노력이 허사가 됐다.

이들 기업은 팬택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지만, 해당 주식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 또 팬택에 대한 스마트폰 부품 공급 중단에 따른 손실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삼성전자와 퀄컴이 팬택에 지분 투자를 하거나 기존 채권을 출자 전환한 자금은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퀄컴은 팬택 지분 11.96%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삼성전자는 10.03%의 지분율로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이들 기업은 팬택과의 상생을 위해 수년 간 지원을 계속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팬택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5300만주를 530억원에 매입했다.

이에 앞서 퀄컴은 지난 2009년 팬택이 지급하지 못한 로열티 75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800억원)를 출자 전환하면서 팬택 지분을 취득했으며, 지난해 1월에는 또 다시 유상증자 방식으로 261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그러나 기업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기존 주주들은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다.

법원이 팬택의 회생절차 개시를 승인하지 않고 청산을 결정하면 팬택 주식은 그야말로 휴지 조각이 된다.

법원이 팬택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해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더라도 회생 과정 중 감자가 실시되면 주주들의 지분가치는 큰 폭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회생계획안 제출 전에 관계인 집회를 개최해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시기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새 인수자를 찾기 위해서는 감자가 불가피하고 이럴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별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금전적 손실과 함께 부품 공급 중단에 따른 손실도 추가된다.

팬택은 부품의 상당 부분을 삼성 계열사로부터 조달해 왔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용 반도체,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삼성전기는 회로기판(PCB)과 카메라 모듈, 삼성SDI는 배터리 등을 팬택에 납품하고 있다.

퀄컴도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팬택에 공급해 왔다.

다만 삼성전자와 퀄컴이 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금액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상생 목적으로 지원한 자금인 만큼 돌려받겠다고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퀄컴은 글로벌 IT 시장을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전체 매출 및 자본 수준을 감안하면 500억~1000억원 정도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삼성전자는 애당초 상생을 표방하며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퀄컴도 2009년 출자 전환 이후 팬택에 지원한 자금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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