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애플은 2016회계연도 2분기 매출(1~3월)이 전년동기 대비 12.8% 줄어든 505억6000만달러(한화 약 58조11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의 매출 감소는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시장 예상치 519억7000만달러에도 못미쳤다.
같은 기간 애플의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2% 줄어든 105억달러를 나타냈다. 애플은 회계연도 3분기 실적 전망도 매출 420억달러, 영업이익 96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와 47% 낮춰잡았다.
애플의 실적 부진은 이미 한국 부품업체들로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영향은 카메라 모듈 공급업체인 LG이노텍으로 이어졌다. LG이노텍은 1분기 매출이 1조195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5% 감소했고, 영업이익 4억원으로 99.4%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당기순손실이 121억1900만원에 이르면서 적자전환됐다.
LG이노텍의 애플 매출 의존도는 30% 정도로 높은 편이며 지난해 4분기부터 관련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LG이노텍은 “글로벌 고객사 수요 감소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5% 감소한 4657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개된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은 3조6560억원, 영업이익 5620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17%와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용 D램 및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모두 줄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9892억원과 3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7%, 94.7% 감소했다.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삼성SDI의 경우에도 1분기 성적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관련 매출 비중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자웅을 겨루는 애플의 실적 악화는 부품업체에도 당연한 악재”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애플 공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애플의 상징성과 영향력 측면에서 결코 부품업체에 좋은 얘기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대다수 부품업체들은 중국 등으로 거래선 다변화를 꾀하고 있어 애플의 주문량 감소에 대한 완충작용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애플의 실적 부진이 주로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른 것으로 나타나자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 등 한국 경쟁업체들도 긴장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시장 내 애플의 상징성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특히 고가 정책을 유지해 온 아이폰 매출이 줄고 전망도 좋지 않다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가 그만큼 분명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