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SDS와 달랐다..상장 첫날 공모가 2배+α

  • 등록 2014-12-18 오후 3:42:34

    수정 2014-12-18 오후 6:05:06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올해 증시 ‘최대어’ 제일모직이 코스피 상장 첫날 존재감을 과시했다. 공모가의 두배가 넘는 가격을 형성한 뒤 상승폭을 벌리며 상장 첫날을 마쳤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제일모직(028260)은 시초가 대비 6.60% 오른 11만30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5만3000원)보다 113.2% 뛴 가격이다. 시가총액은 15조원대로 단숨에 14위에 올랐다.

당초 교보증권 등 8개 증권사가 제시했던 목표주가 9만4000원을 웃도는 수치다. LIG투자증권·KTB투자증권이 가장 낮은 7만원, 유진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12만5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기관 매수세 유입..삼성SDS처럼 ‘급락’ 없었다

제일모직은 상장 후 한 시간 동안 외국인의 매물이 쏟아지며 소폭 약세를 나타냈으나 오후 10시를 기점으로 강세 전환한 뒤 이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달 14일 상장한 삼성SDS와 대조적이다. 장 초반 급락세가 나타나면서 지난달 삼성SDS 상장 당시처럼 급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기관을 필두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가 이어지면서 오후 들어 10%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삼성전자 지배력 확대 혹은 상속세 재원의 목적을 달성한 뒤 오너의 손을 떠날 주식이지만 제일모직은 삼성전자 지배, 계열분리를 위해 오너일가가 꾸준히 들고 갈 주식”이라며 “제일모직과 삼성SDS는 동등하게 비교할 수 없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릴린치 등 외국계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주식을 내놓으면서 차익실현에 나섰다. 지난 5일 진행된 제일모직의 수요 예측에서 의무 보유 확약을 제시하지 않은 미확약 물량이 전체 공모 주식 수의 65%에 달했던 만큼 차익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은 또 삼성SDS가 지난달 기록한 상장일 평균 거래대금 기록도 깼다. 이날 거래대금 1조3651억원으로 상장일 기준 기존 거래대금 역대 1위였던 삼성SDS(1조3476억원, 11월14일)를 앞질렀다.

삼성 오너家 지분가치 급등..총 6.4조원

제일모직의 주가 호조로 삼성 오너가의 지분가치도 급등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 오너가 3남매의 제일모직 지분(42.2%) 가치는 이날 6조4000억원대로 뛰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한 제일모직 주식(3136만9500주·23.24%) 가치는 종가 기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상장한 삼성SDS 등 이 부회장의 전체 상장 주식을 포함하면 6조원대를 넘게 된다. 1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국내 2위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제일모직 지분 가치(각각 1045만6450주·7.75%)도 1조1000억원대씩 증가하게 됐다. 제일모직 지분 3.45%를 보유한 이건희 회장은 5000억원대로 늘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높은 관심으로 상장 초 빠른 주가 상승이 예상되나, 회사는 주가보다 느리게 변화할 것”이라며 “따라서 제일모직 투자에는 ‘냉정한 열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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