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반 총장은 대선 정국에서 상수가 됐다. 현재 반 총장의 대선출마 시사를 가장 반기는 곳은 새누리당이다. 총선 참패로 대선 후보들의 지지도가 급락한 새누리당은 반 총장이 내년 대선에서 여당 후보로 나서주면 정권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공개적인 구애에 나섰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 나경원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출동해 반 총장을 극진히 예우했다.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은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나와 “국내외적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다양한 행정이라든지 사회적 경험이 있는 분으로서, 특히 우리가 존경할 부분은 보수적 가치를 상당히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저희 당으로서는 반기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박계보다 친박계가 더 적극적이다. 물론 반 총장이 여당 후보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적은 없다. 반 총장의 선택에 따라서는 집권 가능성이 커진 야당 후보로 참여할 수도 있다. 충청도를 기반으로 한 반 총장이 어느 한쪽에 발을 담그는 순간 여야의 대선 판도는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 총장이 당내 경선서 혹독한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무성계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외교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지금까지 명예롭게 일을 해오신 분이 이 험난한 정치에 과연 제대로 발 들이게 될 수 있을 것이지 일부에서 상당한 우려를 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야당 후보들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반 총장에 경계감을 갖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충청 기반이 약한 안철수 공동대표는 당장 반 총장이 대권 경쟁에 뛰어들면 지지도 하락을 면할 수 없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당내에서 반 총장 대항마를 새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 있다. 또 반 총장이 야당 후보로 출마하면 유력한 대선 후보인 문 전 대표와 안 대표가 중도하차 해야 할 수도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 대선 출마에 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생각할 게 많다는 얘기이다.
정계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는 손학규 전 대표도 반 총장의 등장이 나쁠 게 없다. 정치권의 유동성이 커지면 손 전 대표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반 총장의 선택에 따라 여야와 대선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 관련기사 ◀
☞ "기다렸다, 반기문!"…정치테마株 `묻지마 랠리` 재연
☞ 반기문 “해명이 또 논란 부를까봐 참 곤혹스럽다”
☞ 반기문, 국민통합·남북관계 화두로 대선 세몰이
☞ 황교안총리-반기문총장 면담..한-유엔 협력 논의
☞ 반기문 “아시아, 각국 영토분쟁 문제 합의할 때”